대구경북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들이 당의 위기 상황에도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한 채 무기력한 모습이라고 하니 씁쓸한 느낌이 든다. 중진들은 이런저런 불미스러운 이유로 힘을 쓰지 못하고, 초선 대부분은 ‘친박계’로 분류돼 정치력을 발휘할 여지조차 없다. 한국당 쇄신을 주도하거나 적극성을 보이는 TK 의원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밥값 못 한다’는 욕을 먹고 있다.
지역 출신 가운데 3선 이상 한국당 중진은 5명으로 그리 많지 않지만, 대부분 정치적으로 어려운 처지다. 강석호·김광림 의원은 대선 혹은 지방선거 패배에 직간접적인 책임이 있고, 주호영·최경환 의원은 이명박·박근혜 정권 때 정부 요직을 거쳤다. 최경환·김재원 의원은 기소돼 재판 중이고, 일부 중진은 돌출 행동과 막말로 지탄을 받고 있다. 이렇다 보니 지역 중진 대부분이 한국당 재건의 추진 세력은커녕 청산 대상자로 오르내리는 신세다.
그렇다면 초·재선이라도 괜찮아야 할 텐데, 그렇지 못하니 ‘윗물이 맑아야…’ 하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재선의 김상훈·윤재옥 의원 등은 지역 선거 부진에 책임이 있고, 이완영 의원 역시 재판으로 정신이 없다. 대구 초선 5명과 경북 초선 7명은 대부분 ‘친박’이라는 주홍글씨가 새겨져 있어 정풍운동에 뛰어들기가 쉽지 않다.
‘보수의 본산’이라는 TK 출신 의원들이 당 재건에 나설 수 없는 이들로 꾸려져 있다는 점에서 부끄럽기 짝이 없다. 지역 의원의 경쟁력 부재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친박계가 남긴 유산이기도 하고, 경쟁력 없는 인물에 대해 ‘묻지 마’ 투표를 한 지역민의 잘못이기도 하다.
상황이 이렇다면 2년 뒤 총선에서 누가 살아남고 죽을지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겠다. 물갈이 여론이 너무나 높다. 지금부터 정치력과 역량을 키우지 않는다면 의원들의 미래는 뻔하다. ‘보수 재건’에 밀알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방법밖에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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