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강의 LIKE A MOVIE] '류이치 사카모토: 코다'

입력 2018-06-20 10:31:55 수정 2018-06-20 21:03:44

동양인 최초 골든글로브 음악상 류이치 사카모토 다큐

*해시태그: #다큐멘터리 #음악가 #마지막황제OST

*명대사: "잘도 버텨냈군" "부끄럽지 않은 것들(작품)을 좀 더 남기고 싶어"

*줄거리: 암은 편도선 안쪽, 3기 판정. 림프절까지 전이될 수 있다, 현재 3개 있음" 실험적인 음악을 선보이며 세계적으로 주목 받아온 아티스트이자 '마지막 황제'(1987) 오리지널 사운드트랙 작업으로 아카데미, 골든글로브, 그래미를 석권한 작곡가 류이치 사카모토는 인후암 판정 이후 모든 활동을 중단한다. "나는 무엇을 듣고 싶은가. 새 하얗고 커다란 캔버스를 앞에 두고, 어디서부터 시작하면 좋을까…" 하지만 평소 존경하던 이냐리투 감독으로부터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의 작업 의뢰를 받게 되고 다시 작업을 시작하게 된 류이치 사카모토는 치료로 중단했던 새 앨범 역시 다시금 준비하기 시작한다. 기존의 스케치를 모두 폐기하고 다시 시작점에 선 그는 어떤 소리를 듣고 싶은 걸까.

극도로 빼어난 재능, 거기에 독창성과 대중성을 일찍이 인정받아 젊은 천재로 명성을 얻은 자. 심지어 미소년의 외모로 배우 경력까지 있는 모든 것을 갖춘 자. 류이치 사카모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였다. 하지만 몇 해 전, 그가 어느 순간 암을 선고 받고는 음악 활동을 중단하겠다는 뉴스는 적잖이 충격이었다. 신이 사랑한 천재도 세월을 이길 수는 없었나보다. 그래도 음악을 멈춘다면 그에게 삶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싶은 의구심도 들었다. 그러던 그가 다시 이슈로 부각되었다. 그는 살아있었다. 역시 천재는 쉽게 사라지거나 잊혀 지지 않는다.

'류이치 사카모토: 코다'(감독 스티븐 노무라 쉬블·14일 개봉·사진)는 동일본 대지진 이후부터 2017년 'ASYNC'를 발표하기까지 류이치 사카모토의 시간을 기록한 다큐멘터리다. '전장의 크리스마스'(1983), '마지막 황제'(1987) 등 영화음악 비하인드 스토리,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영화를 보고 바흐를 연주하면서 자신이 궁극적으로 듣고 싶은 소리를 찾아가는 세기의 천재예술가의 일상, 고민이 실려 있는 작품이다.

영화는 이런 장면으로 시작된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 한복판에서 살아남은 피아노를 쓰다듬으며 류이치 사카모토는 말한다. "잘도 버텨냈군." 그러고는 "자연이 조율해준 쓰나미 피아노"를 연주한다. 자꾸만 음이 이탈하는데도 동요 없이 연주를 이어간다. 류이치 사카모토는 꾸준히 원전 반대 등 환경 문제에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왔었다.

이어지는 신에서도 비범한 행보를 보여준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제한구역을 방문하는가 하면 도쿄 총리관저 앞에서 열린 원전 재가동 반대 시위에 참여한다. 동일본대지진 피해자 대피소를 찾아 연주회를 열기도 한다. 음악으로 위로를 전하고 치유를 돕고자 한 것이다.

'사생활 드러내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는 류이치 사카모토가 자신의 일상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류이치 사카모토: 코다' 촬영에 응한 건 이런 이유에서였다. "큰 재해를 겪은 뒤 변혁의 시기를 맞은 일본의 모습을 저를 통해 기록했으면 좋겠다는 마음 이었습니다" 부제 '코다'는 악곡의 결미를 뜻한다.

치료에 들어간 지 채 1년이 되지 않았을 무렵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의 영화음악을 의뢰받으며 영화는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흘러간다. 평소 존경하는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감독의 작업 제안이라 거절할 수 없었던 것. 그렇게 해서 음악을 중단하려던 류이치 사카모토는 치료와 작업을 병행하면서 인생의 2막을 열게 된다. 발병 전 구상했던 앨범의 아이디어를 백지화하고 다시 출발점에 서고, 카메라는 삶의 위기를 겪은 아티스트가 세상을 어떻게 보고 듣고 생각하는지 조용히 관찰한다. 예술적가는 어떤 방식으로 영감을 얻고 예술적으로 승화시키는지 엿본다. 영화는 인생이 그렇듯 알 수 없는 갈림길로 이어진 류이치 사카모토의 선택을 뒤따른다.

류이치 사카모토는 자신의 다큐멘터리인 이 작품을 보고 "훌륭히 편집하여 흐름이 좋고 계속 화제가 이동해간다는 점에서 잘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평가했다고 한다. 스티븐 노무라 쉬블 감독은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일본에서 반핵 활동가로 목소리를 높이고 있던 류이치 사카모토를 보며 담아내야할 이야기가 있을 거라고 직감적으로 판단했다. 류이치 사카모토는 다시 정치적으로 민감한 이슈에 대해서도 서슴지 않고 나섰고 반대 세력 및 경제적 이익집단과 부딪침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과감한 그의 행보에 대해 그 누구도 감히 다루지 못하고 쉬쉬하고 있을 때 쉬블 감독은 이를 담아야겠다고 생각했고 류이치 사카모토 역시 다큐멘터리로 나온다면 자신의 메시지가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이 작품은 결코 정치적인 다큐멘터리 영화가 아니다. 다만 류이치 사카모토라는 아티스트의 영감과 사상이 어떻게 예술로 승화하는지를 관찰한다.

'전장의 크리스마스'에 함께 출연했던 주연배우 고 데이빗 보위는 죽기 전까지도 류이치 사카모토와의 협업에 대해 언급해왔다. 미소년 같고 수줍음을 간직했던 그의 매력적인 외모를 너무 짙은 메이크업이 가리게 해서 아쉬웠음을, 그리고 얼마나 재능 넘치는 음악가였는지를 얘기하며 그를 종종 추억했다. 나에게는 물론 세계적인 팝스타 데이빗 보위에게도 류이치 사카모토는 특별했나보다. 그는 분명 음악가로서든 사상가로서든 영화의 히어로로든 매력적인 개체다. 영화에서 원하는 소리를 찾아냈을 때 그의 얼굴 가득 번지는 소년 같은 미소가 오래도록 잊히지 않는다.

이사강 CF·뮤직비디오 감독

◆여중생A

취미는 게임, 특기는 글쓰기인 여중생 '미래'가 가장 좋아하는 곳은 게임 세계 '원더링 월드'. 괴물 같은 아빠도 없고, 외로운 학교도 가지 않아도 되는 그 곳에서 미래는 자신만의 세상을 꿈꾸며 살아간다. 그러다 난생 처음으로 현실친구를 사귀기 위해 '태양'과 '백합'에게 다가가려 조금씩 용기를 내어 보지만, 뜻하지 않은 사건으로 인해 상처 받고 더욱 움츠러 들고 만다. 게다가 유일한 세상이었던 '원더링 월드'마저 서비스를 중단한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다시 혼자가 된 미래는 랜선 친구 '재희'를 만나러 간다. 영화계에서는 라이징 스타이나 아이돌 그룹EXO로 수많은 팬을 거느린 수호 (김준면)의 열연으로 기대를 모으는 작품.

◆유전

'애니'는 일주일 전 돌아가신 엄마의 유령이 집에 나타나는 것을 느낀다. 애니가 엄마와 닮았다며 접근한 수상한 이웃 '조안'을 통해 엄마의 비밀을 발견하고, 자신이 엄마와 똑같은 일을 저질렀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애니의 엄마로부터 시작돼 아들 '피터'와 딸 '찰리'에게까지 이어진 저주의 실체가 정체를 드러낸다. '유전'에는 공포영화의 걸작 '식스 센스'로 국내에도 익숙한 배우 토니 콜렛이 엄마 '애니' 역을 맡아 극한의 열연을 선보인다. '유주얼 서스펙트'의 베테랑 연기파 배우 가브리엘 번과 '쥬만지: 새로운 세계'의 떠오르는 신예 알렉스 울프, 이번 작품을 통해 국내 관객들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을 아역 배우 밀리 샤피로가 강렬한 연기 시너지를 선보인다.

◆튼튼이의 모험

백도 재능도 없지만 레슬링에 대한 사랑만큼은 국가대표 급인 튼튼한 18세 소년 '충길'. 대풍고 레슬링부에 남은 유일한 선수인 충길은 체육관을 지키며, 시내버스 운전기사로 전업한 코치 '상규'와 엄마를 고향 필리핀에 보내주기 위해 막노동을 시작한 친구 '진권'을 찾아 운동을 계속하자고 조른다. 충길의 진심이 통했을까! 전국체전의 예선 출전권을 따낸 대풍고 레슬링부는 소박한 목표, 단 1승을 위해 최후의 지옥훈련에 돌입한다. 게다가 진권의 여동생을 보고 한눈에 반한 불량서클 블랙타이거의 멤버 '혁준'까지 레슬링부에 가세, 파이터의 천부적인 재능을 발휘하며 레슬링부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른다. 과연 18세 레슬러 튼튼이들은 예선 1승, 더 나아가 전국체전 진출이라는 기적을 이뤄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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