黨 쇄신 TK 의원 역할 주목…'개혁 방해꾼' 찍힌 대구경북 의원, 말발 안 먹힌다

입력 2018-06-19 21:00:00

일부 의원 청산 대상 지목…3선 이상 중진 '두문불출', 공천 혜택 받은 초선 의원 黨 쇄신 주장하기 힘들어


6·1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보수진영의 참패로 마무리되면서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보수정당은 지도부가 책임을 지고 물러난 가운데 아직은 정풍운동은커녕 뒷수습조차 힘겨워 보인다. ‘보수 재건의 밀알이 되라’는 보수 지지층의 요구에 부응해야 하는 대구경북 정치인들의 어깨도 무거워졌다.

하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여의도에서 '말발'이 먹히는 지역 중진(3선 이상)들은 힘을 전혀 못 쓸 가능성이 크다. 보수 정권에서 ‘부역’ 했다는 비판을 받는 일부 의원은 청산 대상으로까지 지목된다. 

대구의 보수정당 소속 중진은 유승민(바른미래당), 주호영(한국당), 조원진(대한애국당) 등 3명이다. 경북에는 최경환·김광림·강석호·김재원(이상 한국당) 의원 등 4명이 포진해 있다. 

이들은 정치적 발언을 내놓기 쉽지 않다는 공통점이 있다.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에 직`간접적 책임(유승민, 강석호, 김광림, 조원진)이 있거나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국무위원(주호영, 최경환)으로 참여했거나 재판 중(최경환, 김재원)이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대구경북 중진들은 보수개혁을 방해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어 정치적 발언은 고사하고 두문불출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내다봤다.

으레 정풍운동의 주인공은 초선이지만 대구경북 초선 대부분은 '진박(진실한 친박) 공천' 수혜자라 전면에 나서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대구 초선은 곽대훈·곽상도·정종섭·정태옥·추경호 한국당 의원 등 5명이다. 경북에는 김석기·김정재·백승주·이만희·장석춘·최교일·송언석 등 모두 7명의 한국당 의원이 있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지난 총선 과정에서 공천 농단 수혜자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어서 쇄신을 입에 담기 쉽지 않다. 일부는 자신들이 '진박'이라고 호소했던 인사들이라 거부감이 크다. 정태옥 의원은 최근 물의를 빚고 탈당했다. 이번에 금배지를 단 송 의원은 ‘당선증에 잉크도 마르지 않은 신인이 너무 나선다’는 평가가 나올까 봐 걱정이다.

관록과 신선함을 겸비한 재선 의원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대구의 김상훈 의원은 지방선거 공천 파동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윤재옥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에서 시의원을 민주당에 내줘 마음이 콩 밭에 가 있다. 경북의 박명재 의원은 정풍운동에 나서기에는 나이(70)가 걸림돌이고, 이완영 의원은 송사 탓에 여념이 없다.

결국 보수진영 재편성 과정에서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낼 보수 정치인은 대구경북에 없다는 것이 정치권의 대체적 관측이다. 차기 총선에서 지역 국회의원을 대폭 물갈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미워도 다시 한 번’을 반복하던 TK 표심은 이미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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