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 단체장 당선 지도를 보면 대구경북만 자유한국당의 색깔인 빨간색으로 나타나 고립돼 있는 듯 보인다. 하지만 단체장 선거 결과가 그럴 뿐이고 지방의회 상황을 보면 주목할 만한 현상이 나타났다. 지난 23년 동안 자유한국당이 석권해온 대구경북 지방의원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약진하면서 보수정당 독식 구도가 허물어진 것이다.
이번 지선에서 민주당은 지역구에서 4명의 대구시의원 당선자를 냈다. 사상 첫 대구시의원 입성이다. 지금까지 대구시의회는 한나라당, 새누리당, 자유한국당으로 이어지는 보수정당의 독점 구도가 깨지지 않았다. 민주당이 지역구에서 7명의 경북도의회 당선자를 낸 것도 괄목할 만한 변화다. 비례대표 득표율에서도 민주당은 대구 35.8%로 한국당(46.1%)을 바짝 따라붙었고 경북에서도 34%를 기록해 한국당(50%)의 독주를 막을 발판을 마련했다.
기초의회에서의 약진은 더 놀랍다. 이번 지선에서 민주당은 지역구에서 대구 45명, 경북 38명의 당선자를 내 한국당(대구 53명경북 146명)과 경합 내지 선전을 벌였다. 특히 대구 수성구에서 민주당은 9명의 당선자를 내 8명에 그친 한국당을 누르고 원내 제1당에 오를 전망이다. 대구의 다른 기초의회에서도 민주당은 한국당과 동석이거나 1~2석 차로 따라붙었다. 보수의 본산이라던 구미에서도 장세용 민주당 후보가 시장에 당선되는 파란을 일으킨 것은 물론이고 시의회 당선자도 7명이나 배출, 한국당(11명)을 바짝 추격했다.
이 모두 지난 6대 지선 때까지만 해도 상상하지 못할 변화다. 갖은 폐해를 불러왔던 일당 독점 구도가 깨진 것은 지역을 위해 고무적인 일이다. 이번 선거 결과는 정당 간 견제 및 선의의 경쟁을 통해 지역을 위해 최선을 다하라는 유권자들의 준엄한 명령이다. 보수진보할 것 없이 겸허히 받아들여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대구경북의 진정한 풀뿌리민주주의는 이제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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