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가 보수정당 사상 최악의 선거 참패로 끝남에 따라 보수 진영의 지각 변동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광역단체장 선거만 보더라도 보수정당인 자유한국당은 단 두 석에 그쳤고, 바른미래당은 단 한 곳도 승리하지 못했다.
보수정당이 그동안 총선과 지방선거 등에서 패배한 사례는 있지만 이같은 격차로 참패한 적은 없었다.
최악의 참패 중 하나로 기억되는 지난 2004년 제17대 총선에서도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152석으로 압승을 거뒀지만, 보수정당은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의 '천막당사' 등을 앞세워 121석을 지켜냈다.
2014년 세월호 참사로 여당 심판론이 고개를 들었던 6·4 지방선거에서도 보수정당이 패했으나 새정치민주연합이 광역단체장 17곳 중 9곳, 새누리당이 8곳을 차지해 격차는 1석 차이에 그쳤다.
공멸의 위기감을 느낀 보수진영으로서는 향후 선거에서도 여당을 상대하기에 역부족이라는 우려가 큰 만큼 '보수 대통합론'이 재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우선 이번 선거에서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이 통합한 바른미래당이 '제3정당'으로서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바른미래당이 '갈라서기'를 하는 시나리오가 현실화할지가 주요 변수로 꼽힌다.
박주선 공동대표를 비롯한 국민의당 출신 호남계 의원들과 유승민 공동대표를 비롯한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은 이번 선거 과정에서 정체성에 극명한 차이를 보이며 지방선거 이후 함께 가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이야기가 일찌감치 나왔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재'보선 참패로 원내 1당 경쟁에서 멀어진 한국당이 일단 바른미래당에서 이탈하는 의원이 나올 경우 이들을 흡수하려 노력할 것이란 시나리오가 탄력을 받고 있다.
하지만 야권 전체가 '궤멸' 수준이라 할 정도로 참담한 성적을 받아든 만큼 정계 개편에는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는 관측도 공존한다. 한국당이 지방선거에서 영남 일부 지역만 사수하는 데 그치고 재'보선에도 완패한데다 바른미래당도 존재감을 전혀 보이지 못하면서 어느 한쪽이 정계 개편의 주도권을 잡기 어려워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사퇴 의사를 밝힌데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 역시 참패 책임을 지고 이르면 14일 사퇴할 것으로 알려져 두 당 모두 일단 내홍을 추스르는 게 시급한 상황이다.
댓글 많은 뉴스
경북대 '반한집회'에 뒷문 진입한 한동훈…"정치 참 어렵다"
한동훈, 조기대선 실시되면 "차기 대선은 보수가 가장 이기기 쉬운 선거될 것"
유승민 "박근혜와 오해 풀고싶어…'배신자 프레임' 동의 안 해"
"尹 만세"…유인물 뿌리고 분신한 尹 대통령 지지자, 숨져
법학자들 "내란죄 불분명…국민 납득 가능한 판결문 나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