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후 첫 지방선거…2030 투표율이 여야 운명 가른다

입력 2018-06-12 18:37:46

지역 정가, 2030 투표율 상승에 힘입어 전체 투표율도 오를 것

6·13 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12일 오후 대구 동대구역네거리에
6·13 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12일 오후 대구 동대구역네거리에 '투표율 꼴찌 이제 그만! 함께 투표소로 가요'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다. 대구시선관위는 이날 도심 주요 교차로 29곳에 이 현수막을 게시하고 마지막 투표 참여 독려에 나섰다. 대구는 지난 지방선거와 총선에서 전국 최하위 투표율을 기록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2030세대가 주도했던 촛불집회 이후 처음 치러지는 지방선거 날이 밝았다. 이번 선거에서 2030세대 표심이 어떤 반향을 불러올지 주목된다.

정치권에서는 통상 2030세대 투표율이 높으면 진보·개혁 정당에 유리하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와 함께 60대 이상은 보수로 분류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역대 선거와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통해 굳어진 인식이다. 이 때문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전체 투표율이 60%대를 넘게 만드는 견인차가 2030세대로 보고 선거 압승에 필수조건으로 꼽는다.

보수정당인 자유한국당은 이러한 인식이 잘못됐다고 반박한다. 2030세대라고 해서 민주당을 선호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2012년 대선을 기점으로 '젊은 보수'가 대거 등장했다고 주장한다.

한국당 관계자는 "여의도연구원에서 근무하면서 여론조사 결과를 분석해보니 20대 보수가 상당했다"며 "지난해 9월 개원한 19기 한국당 정치대학원 지원자 331명 가운데는 젊은 층 지원자도 많은 편이었다. 20∼40대가 155명으로 총 지원자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정치권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2030세대 투표율이 여야의 운명을 가를 마지막 변수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2030세대 사이에서도 변화 움직임이 감지된다.

최은주(30·경주 안강읍) 씨는 "대통령선거와 달리 지방선거는 관심 자체가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한국당의 경주시장 공천 과정, 선거운동 기간에 흘러나온 네거티브 등을 흥미롭게 지켜보면서 지방선거 관심도가 크게 올라갔다"고 말했다.

적극적으로 나름의 기준을 세우고 정보를 찾아보는 청년도 있다. 김민환(34·대구 북구) 씨는 "최근 유튜브를 통해 거의 모든 선거 토론회를 챙겨 보면서 마음 속으로 선택을 끝냈다"고 했다. 또 "이번이 처음 투표하는 지방선거가 될 것"이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등을 지켜보면서 대한민국이 망가지지 않게 하려면 이제는 꼭 투표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고 덧붙였다.

이현진(31·대구 수성구) 씨도 "남편과 함께 선거 공보물을 찬찬히 보면서 이 사람이 공약을 진심으로 실천할 수 있을 지 없을 지를 따지는 시간을 가졌다"면서 "전과 유무나 재산 정도도 찾아보게 됐다"고 했다.

이 같은 변화의 바람이 불면서 전체 투표율이 높아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2030세대 투표율은 50%에도 못 미치는 등 다른 연령대보다 낮은 수준을 보였지만 지난 대선 투표율에선 가장 높은 증가 폭을 보였다"며 "국정농단 사태, 촛불정국 등을 거치며 2030세대도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30세대 투표율 상승에 힘입어 이번 선거 전체 투표율은 2014년 6·4 지방선거(전국 평균 56.8%, 대구 52.3%)보다 다소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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