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긴 호흡 갖고 ② 남북대화 병행 ③한국이 주인공…문 대통령 비핵화 3원칙 제시

입력 2018-06-11 18:13:50 수정 2018-06-11 19:55:21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양 정상에 '통 큰' 결단을 촉구하는 한편,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된 3원칙을 공식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11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이제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염원하는 전 세계인들의 바람이 실현될 수 있도록 두 지도자가 서로의 요구를 통 크게 주고받는 담대한 결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은 무엇보다 북미가 서로의 핵심 요구인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와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북한 체제안전보장'(CVIG)을 놓고 의미 있는 접점을 찾아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북미가 각각 내세우는 CVID와 CVIG는 이번 회담의 핵심 이슈로, 접점을 찾지 못하면 회담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문 대통령의 특히 향후 비핵화 과정에서 필요한 3대 원칙을 이날 요약해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우선"뿌리 깊은 적대관계와 북핵 문제가 정상 간의 회담 한 번으로 일거에 해결될 수 없다. 우리는 그 (비핵화) 과정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긴 호흡이 필요하다"고 언급, 시간을 갖고 한걸음씩 전진해나갈 것임을 밝혔다.

과거에도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와 2005년 6자회담을 통한 9·19 공동성명 채택 등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북미를 비롯한 국제사회가 내놓은 의미 있는 성과들은 얼마든지 있었다. 그러나 지난한 과정을 거치면서 합의사항 미이행 등으로 약속은 파기됐고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한 채 북한은 핵 능력을 고도화했다.

이번에도 문 대통령의 중재로 북미정상회담까지 성사시켰으나 비핵화의 구체적 방법론 등을 놓고 '디테일'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얼마든지 고비가 있을 수 있다. 문 대통령으로서는 북핵 문제 해결의 역사적 전기라 할 수 있는 이번만큼은 과거 사례를 답습하지 말고 남북미가 비핵화라는 목표를 향해 꾸준히 나아가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설사 이번 북미정상회담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도출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역사적 북미 정상 간 만남 자체를 동력 삼아 비핵화 여정을 완주해야 한다는 점을 에둘러 역설한 거라는 관측도 뒤따른다.

문 대통령은 두 번째 원칙으로 북미 간의 대화와는 별개로 남북대화를 성공적으로 병행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의 선순환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와 함께 세번쩨 원칙과 관련, "어떤 상황에서도 적어도 한반도 문제만큼은 우리가 주인공이라는 자세와 의지를 잃지 않도록 국민께서 끝까지 함께 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며 비핵화 이슈를 대하는 주체적인 태도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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