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손 꽉 움켜쥐는 '트럼프식 기 싸움' 관심

입력 2018-06-11 18:27:58 수정 2018-06-11 19:59:42

미리 보는 '세기의 핵 담판'
파격적 행보 꺼리지 않는 북미정상 제스처에 카메라 앵글 '고정'

12일 오전 8시30분 싱가포르 시내.

570m 거리 세인트 레지스 호텔과 샹그릴라 호텔에서 수십여대 호위 차량에 둘러싸인 검정색 대형 리무진이 쏟아지는 카메라 플래시를 지나 역사적 출발을 하게 될 것이다.

이들 리무진이 남쪽으로 완전히 통제된 도로를 약 10분간 달려 도착한 곳은 센토사 섬의 카펠라 호텔.

사상 처음 북한과 미국의 정상이 마주앉을 장소다.

이윽고 시곗바늘이 오전 9시를 가리키면, 카펠라 호텔 회담장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나란히 들어선다.

김 위원장은 싱가포르 도착 때와 마찬가지로 사회주의국가 지도자의 상징인 인민복 차림으로 회담장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고 트럼프 대통령은 양복 차림일 것으로 예상된다.

두 정상의 만남 자체가 역사적 '사건'인 만큼 정상은 회담에 앞서 먼저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북미 정상의 첫 만남에선 40세 가까이 차이 나는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시선과 손동작, 표정 등 일거수일투족에 시선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기 싸움 차원에 꽉 움켜쥐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적 악수'가 다시 나올지도 관심사다.

사진 촬영이 끝나면 두 정상은 테이블에 앉아 모두발언을 시작으로 회담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회담의 모두발언이 회담 결과까지 어느 정도 고려해 세밀하게 조정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양 정상의 발언은 회담의 분위기를 암시하는 결정적 '실마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이 (핵)무기 포기에 진지한지 아닌지는 1분 이내에 알 수 있다"고 언급한 만큼 시작부터 강하게 밀어붙일 수도 있다.

모두발언이 끝나면 비공개 회담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형식상으로는 먼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통역사만 대동한 채 단독 회담을 진행한 뒤, 이후 각각의 참모들이 합석하는 '확대 회담'으로 이어갈 가능성도 있다.

미국 측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북한 측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의 배석이 유력시되는 가운데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과 리수용 당 중앙위 부위원장 등의 참석도 점쳐진다.

일단 본회담이 시작하면 형식상 회담이 오찬 및 오후 회담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오전 회담만으로 끝날지가 관건이다. 다만 이미 사전 조율이 충분히 이뤄졌다면 양 정상이 대면하는 시간의 길이는 부차적 사안이라는 분석도 있다.

앞서 로이터 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당일 오후 2시 싱가포르를 떠날 예정이라고 보도했으나 회담이 연장될 가능성도 여전히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미정상회담 시작 때와 마찬가지로 종료 때의 표정 역시 역사적 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성패와 관계 없이 북미 정상이 미소를 지을 수 있고 형식적인 악수를 할 것으로 관측되지만, 나름대로 서로 만족할 만한 논의를 했다고 판단되면 속내를 감추지 못한 채 적극적인 제스처를 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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