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 일손 부족 농가 울상

입력 2018-06-11 15:53:09 수정 2018-06-12 15:14:41

영천시 화남면 귀호리 조순용 씨가 일손 부족으로 수확시기를 놓친 마늘밭에서 비닐을 걷어내고 있다. 민병곤 기자
영천시 화남면 귀호리 조순용 씨가 일손 부족으로 수확시기를 놓친 마늘밭에서 비닐을 걷어내고 있다. 민병곤 기자

영천시 화남면 귀호리 들판에는 잡초 우거진 마늘밭이 곳곳에 남아 있다. 지방선거와 농번기가 겹쳐 일손 부족으로 마늘 수확시기를 놓쳤기 때문이다.

요즘 농촌에서는 일손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다.

대규모 마늘농가들은 주로 용역업체에서 인력을 확보한다. 하지만 비교적 젊은 사람들이 선거운동원으로 동원되는 바람에 외국인 노동자 외에는 인력을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인력난 심화로 하루 인건비도 지난해 8만원에서 올해 9만원으로 1만원 정도 올랐다. 점심, 새참, 교통비는 따로 지급해야 한다.

영천시 화남면 귀호리 들판 2만3천여㎡에서 마늘농사를 짓는 조규숙(71) 전국마늘농업인협의회장은 "최근 용역업체에서 인력을 구하지 못해 베트남인 10명을 일당 10만원에 고용해 마늘밭 비닐을 겨우 걷어냈다"며 "대구 수성구의 동장 5명이 마늘 수확을 도와주기로 했지만 이들 중 65세 이하 4명이 선거운동원으로 가는 바람에 도시인 구하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영천시 화남면 귀호리 조순용(67) 씨는 "3만여㎡에서 마늘농사를 짓고 있는데 인력을 못 구해 수확시기를 놓친 밭이 많다. 외국인 노동자들도 잡초가 우거진 마늘밭에서는 일을 하지 않으려 한다"고 하소연했다.

의성과 군위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 평소 지역에서 구할 수 있는 일꾼들은 대부분 선거운동원으로 빠져나갔다.

이에 따라 일부 농가에서는 대도시에 있는 친인척들에게 구원의 손길을 요청, 부족한 일손을 메우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어려운 농가에서는 공무원들과 기관'단체의 손을 빌리고 있다.

의성지역 48개 기관'단체에서는 1천여 명의 임직원들을 투입해 부족한 일손을 도우고 있다.

의성군도 지달난 19일부터 실'과'소'단별로 영농지원팀을 꾸려 일손돕기에 나서고 있다.

의성군 유통축산과 직원들과 사곡면사무소 직원 30여 명은 지난 4일 사곡면 신리 김희열(55) 씨의 마늘밭(1천500㎡)에서 일손을 도왔다.

김희열 씨는 "마늘 수확철이 다가왔지만, 일손들이 선거 현장으로 모두 빠져 나가 어려움을 겪었으나, 군청 공무원들의 도움으로 마늘 수확을 무사히 마쳤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의성군은 농촌인력중개센터를 통해 농촌 현장의 부족한 일손을 메우고 있다.

의성군농촌인력중개센터는 지난달 1일부터 자두와 복숭아 사과 등 과수원의 열매솎기, 봉지씌우기, 마늘종뽑기, 마늘, 양파 수확 등에 2천400여 명의 인력을 150여 농가에 알선했다.

의성군 관계자는 "올해는 지방선거 등으로 일손이 평소 보다 더 부족할 것으로 판단해 부산과 대구 등 대도시의 유휴 인력을 의성군으로 유입시켜 농촌 현장에 일손을 알선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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