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항공기 3대 연달아 띄워…김정은 하늘길 동선 연막 효과 노린듯
김정은, 에어차이나 탑승도 주목…안전 확보 및 '北 뒤에 中' 효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0일 싱가포르로 이동하는 과정에는 3대의 항공기가 동원되며 첩보비행을 방불케 했다.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날 이른 아침 평양에서는 항공기 한 대가 날아올랐다. 1970년대 초반 생산된 일류신-76 수송기였다.
오전 8시 30분에는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 소속 항공기 한 대가 이륙했다. 전날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착륙했다 베이징을 거쳐 이날 새벽 평양으로 돌아온 항공기가 몇 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또다시 이륙한 것이다.
한 시간 정도 지나서는 '참매 1호'가 평양공항을 떠났다. 김 위원장이 국내에서 현지지도하러 다닐 때는 물론이고 5월 초 중국 다롄을 방문할 때도 이용했던 전용기다.
차례로 평양을 떠난 3대의 항공기가 모두 싱가포르로 향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 중 한 대에 김 위원장이 탑승했을 가능성에 비상한 관심이 집중됐다.
한국시간으로 오후 3시 36분 싱가포르 현지 매체발로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 창이 공항에 도착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김 위원장이 탑승한 항공기는 노후화로 안전 운항에 대한 우려가 있었던 참매 1호 대신 에어차이나 항공기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이 김 위원장의 출발을 전후로 3대의 항공기를 차례로 띄운 데는 김 위원장의 '하늘길 동선'에 연막을 치려는 의도가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처음으로 장거리 비행에 나선 김 위원장의 동선에 전 세계의 관심이 쏠려 있는 상황에서 혹시 모를 안전상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관측된다.
김 위원장이 참매 1호 대신 에어차이나를 이용한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당초 김 위원장은 5월 초 중국 다롄 방문 때도 이용했던 전용기 '참매 1호'를 이용해 싱가포르로 이동할 것으로 관측됐다.
그러나 참매 1호가 워낙 노후하고 장거리를 운항해본 이력도 없어 안전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김 위원장으로서도 트럼프 대통령과의 담판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린 와중에 중국 항공기를 빌려 타고 가는 것이 탐탁지 않았을 수 있지만, 첫 장거리 이동을 앞두고 무엇보다 안전을 신경 쓸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이 최고위급 인사들의 전용기를 북측에 내준 점도 의미심장하다. 김 위원장이 탄 에어차이나 항공기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비롯해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 등 최고위급이 이용해온 전용기로 유명하다.
김 위원장이 에어차이나 항공기에서 내리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트럼프 대통령과 마주 앉는 김 위원장의 뒤에 중국이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 역시 안전 확보와 동시에 이런 간접 효과를 의도했을 수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 위원장의 에어차이나 이용에 대해 "북중 혈맹관계 복원의 방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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