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 없이 달렸고 최고의 성과로 답했다

입력 2018-06-11 11:47:02 수정 2018-06-12 15:32:08

김항곤 성주군수 8년…성주참외와 문화산업 등 모든 분야 혁신

민선 5, 6기 성주군호(號)를 이끈 김항곤 성주군수가 재선을 끝으로 평범한 성주군민으로 돌아간다. 김 군수는 재임 중 성주 모든 발전의 원동력이 될
민선 5, 6기 성주군호(號)를 이끈 김항곤 성주군수가 재선을 끝으로 평범한 성주군민으로 돌아간다. 김 군수는 재임 중 성주 모든 발전의 원동력이 될 '클린성주만들기'에 온 신명을 바쳤다고 했다. 문화·관광에 더 많은 투자와 관심을 기울이지 못한 것은 아쉽다고 지난 날을 회상했다. 이영욱 기자

'성주생명문화축제, 클린성주, 삼오시대, 1·2산업단지….' 김항곤 성주군수의 8년을 관통하는 키워드다. 김 군수는 신뢰와 소통의 리더십, 과감한 결단과 개혁으로 지역산업을 고도화하고 각종 SOC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지역 미래를 위한 주춧돌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군수가 올 초 3선 불출마를 선언하자 많은 성주군민은 중앙정부와 굵은 연결고리를 가진 선장을 잃었지만, 존경할 수 있는 원로를 얻게 됐다며 서로를 위로했다. 8년 동안 김 군수가 성주군에 끼친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쉼 없이 달렸고, 최고의 성과로 답한 김 군수는 이달을 끝으로 보통의 성주군민으로 돌아간다.

◆명품 성주참외 조수입 5천억원 달성

성주참외는 지난해 조수입 5천억원을 돌파했다. 이로써 삼오시대(참외조수입 5천억원, 예산 5천억원, 인구 5만 명)에도 바짝 다가섰다. 성주참외산지유통센터 경매에서 참가한 참외 중도매인들이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성주군 제공
성주참외는 지난해 조수입 5천억원을 돌파했다. 이로써 삼오시대(참외조수입 5천억원, 예산 5천억원, 인구 5만 명)에도 바짝 다가섰다. 성주참외산지유통센터 경매에서 참가한 참외 중도매인들이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성주군 제공

성주군은 지난해 참외 조수입(비용을 제하지 않은 수익) 5천억원을 달성하며 부자농촌의 위상을 확립했다. 그동안 성주군과 참외농가, 농협 등 참외단체, 자치단체장의 노력이 결실을 본 것이다.

성주참외는 2006년 참외특구지정 후부터 산지유통센터 건립, 공동브랜드 '참별미소' 개발, 규격상자 사용 등으로 연간 600억원 이상의 경제유발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참외 자조금으로 참외 발효과(물찬과) 유통근절 사업을 추진해 불량참외를 사전에 차단하자 참외가격이 안정되면서 농가소득은 자연스럽게 올라갔다.

특히 규격상자 사용 전에는 상자당 3㎏ 정도를 더 담아야 했기 때문에 중간상인만 추가 이익을 봤다. 공청회와 설명회를 거치고 중간상인 등을 설득해 기존 상자를 수거하고 새로운 규격상자를 사용하자 일도 수월해지고 수입도 증가했다.

해외시장도 꾸준히 문을 두드렸다. 김 군수는 일본·홍콩을 시작으로 말레이시아·중국, 최근에는 영국·프랑스 등 전 세계를 다니며 참외를 홍보했다. 그 결과 2010년 133t 정도이던 수출물량이 현재는 263t으로 2배 가까이 증가해 8억원 이상의 외화를 벌어들여 참외농가와 나라를 살찌웠다. 수출전담인력 확충을 위한 조례 개정, 정부사업 참여, 해외 현지 시장조사, 바이어 발굴 등 다방면에서 수출 확대를 위한 노력이 계속되면서 해마다 수출물량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군부대 납품에도 성공,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해 성주군이 추진하고 있는 농업 조수입 1조원 달성도 조만간 가시화할 전망이다.

◆1·2산단 통해 경제 활성화

제1·2차성주일반산업단지 전경. 180여 만㎡ 규모인 성주일반산단은 세수확보는 물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성주 성장동력 역할을 하고 있다. 성주군 제공
제1·2차성주일반산업단지 전경. 180여 만㎡ 규모인 성주일반산단은 세수확보는 물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성주 성장동력 역할을 하고 있다. 성주군 제공

김 군수는 초선 후 고민이 컸다. 군민은 부자인데 반해 군 재정은 열악하기 짝이 없었던 것이다. 성주는 참외를 중심으로 농업이 대부분을 차지해 군 살림살이가 녹록지 않았던 것. 그래서 세수확보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기업유치에 팔을 걷었다.

우선 85만㎡ 규모의 제1성주일반산업단지 조성에 나섰다. 사통팔달의 교통망과 저렴한 분양가, 높은 토지이용률 등 뛰어난 조건을 내세웠다. 입주업체들의 초기 자금난을 덜어주기 위해 저리융자, 취득·등록세 전액면제, 5년간 재산세 면제 등 각종 특혜도 마련했다. 그 결과 한국파워트레인 3천200억원 투자를 시작으로 영창케미칼 등 우량기업들과의 투자양해각서 체결이 잇따랐고, 분양개시 8개월 만에 100% 완전분양과 6천500억원 투자유치 성과를 냈다.

연이어 제2성주일반산업단지 조성도 시작했다. 1산단 유치 경험을 바탕으로 2산단은 계획부터 토지보상, 공사시행, 분양까지 성주군에서 직접 시행했다. 지난 5월 준공 전 100% 분양된 2산단은 6천억원의 경제유발효과와 100억원의 세수확보, 1만여 명의 일자리 창출이 기대된다.

군민들의 숙원이던 성주전통시장도 시설현대화로 새롭게 단장돼 활기를 띠고 있다. 점포 45곳, 노점 107곳, 할머니 웃음 장터 34곳 등 다양한 구색으로 주민욕구를 충족시켰다. 장터 한마당, 프리마켓, 어린이 경제학교, 문화 동아리 릴레이 공연 등 관광코스로도 자리매김해 이용객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문화와 관광이 있는 성주로 발돋움

성주생명문화축제에 앞서 세종대왕자태실 현장에서 열린 생명문화선포식. 세종대왕 당시 서울 창경궁 교태전에서 봉출된 세종대왕자태는 안태사에 의해 이곳으로 옮겨졌다. 성주군 제공
성주생명문화축제에 앞서 세종대왕자태실 현장에서 열린 생명문화선포식. 세종대왕 당시 서울 창경궁 교태전에서 봉출된 세종대왕자태는 안태사에 의해 이곳으로 옮겨졌다. 성주군 제공

"자연과 역사, 문화와 관광이 어우러진 성주를 만들겠다." 김 군수가 내건 슬로건이다. 먼저 성주 가야산 만들기에 나섰다. 가야산 면적의 60%가 성주군이지만, 많은 사람이 합천 가야산으로 잘못 알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서다. 30년 만의 만물상 등산로 개방을 시작으로 탐방로 정비와 관광 편의시설 설치, 자연휴양림 개발 등 꾸준한 노력으로 등산객들의 발길을 성주로 돌리는 데 성공했다. 국내 최초 야생화 전문 식물원인 가야산야생화 식물원 개원과 가야산역사신화공원을 개관하는 등 가야산 관광자원 인프라도 구축했다.

특히 세종대왕자태실, 한개민속마을, 성산동고분군을 재해석해 생(生)·활(活)·사(死) 문화를 품은 성주생명문화축제를 탄생시켰고, 남녀노소가 즐기고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공급되면서 해를 거듭할수록 규모와 관람객이 증가하고 있다. 2018년 축제에는 40만여 명이 찾아 200억원 이상 경제유발효과를 거둬 성공축제로 평가받았다. 또 독용산성 자연휴양림, 성주호 레포츠 체험, 템플스테이, 가야산 오토캠핑장 등 굵직한 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돼 성주 문화·관광의 격이 수직 상승했다.

◆교육·복지·건강 위한 투자도 결실

성주군별고을교육원은 서울대 등 서울 상위권까지 다수 합격생을 배출하는 등 지역 고등교육의 요람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성주군 제공
성주군별고을교육원은 서울대 등 서울 상위권까지 다수 합격생을 배출하는 등 지역 고등교육의 요람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성주군 제공

김 군수는 자녀교육 때문에 대도시로 나간다는 이야기가 너무 듣기 싫었다고 했다. 이에 2014년 32억여 원을 투입해 '별고을교육원'을 개원했고, 설립 2년 만에 고려대, 부산대, 경북대 등 서울과 지방 주요 국립대 합격생을 배출한 데 이어, 올해는 서울대 3명과 수도권 및 국공립 주요 대학에 수십 명이 합격하는 등 괄목할 성과를 냈다. 2013년 설립한 (재)성주군별고을장학회는 2023년까지 100억원의 기금조성을 목표로 지역 내·외 기업과 단체, 주민 등이 장학금 기탁과 인재육성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이동복지관 운영, 다문화가정성장지원사업, 장난감도서관,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운영과 복지에 대한 기관장 관심도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2017복지행정상 지역사회보장계획분야' 대상을 수상했다. 출산·양육수당 지원과 아이 돌보미 사업, 국·공립 유치원 설립 등 걱정 없이 아이 낳고 기를 수 있는 여건 조성에도 힘썼다.

군민들 건강증진에도 많은 노력을 쏟았다. 수영장과 헬스시설을 갖춘 국민체육센터를 2014년 완공했다. 이용객은 개장 초 월 회원이 500명 정도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1천 명 이상으로 2배 넘게 늘었다. 또 성주군 숙원사업이었던 공설운동장(별고을운동장)을 2016년 준공해 좋은 시설과 환경에서 운동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을 완료했다.

◆클린성주만들기 미래 성장 동력

클린성주만들기는 김항곤 군수가 가장 많은 노력과 열정을 쏟은 분야다. 성주군이 좀 더 풍요롭고 잘 살기 위해 시작한 클린성주만들기는 이제 농업현장에서 생활현장으로 그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성주군 제공
클린성주만들기는 김항곤 군수가 가장 많은 노력과 열정을 쏟은 분야다. 성주군이 좀 더 풍요롭고 잘 살기 위해 시작한 클린성주만들기는 이제 농업현장에서 생활현장으로 그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성주군 제공

"성주참외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명품참외인데 재배 현장은 명품이 아니었다. 참외를 더 명품으로 만들기 위해 클린성주를 도입했다. 성주참외는 더욱 유명해질 것이고 가격은 더 올라갈 것이다."

클린성주만들기를 주창한 김 군수의 일성이었다. 클린성주만들기에는2016년부터 눈에 띄게 동참하는 주민들이 늘어났고, 동네는 예전보다 훨씬 깨끗해졌다. 당연히 참외재배 현장과 들녘도 깨끗해졌고, 이에 힘입어 성주참외 가격은 고공행진을 잇고 있다. 클린성주만들기는 1단계 시작(12~13년)과 2단계 본격화(14~16년)를 거쳐 현재는 3단계(17~21년) 고도화 사업이 진행 중이다.

클린성주만들기 고도화 사업의 요체는 '쾌(快)안(安)미(美)소(疏)'(쾌적한 환경 가꾸기, 안락한 지역사회 만들기, 아름다운 경관 만들기, 소통하는 마을 만들기)다. 성주군환경지도자들이 첨병으로 나서고 있고, 주민과 행정이 협력해 지역특성에 적합한 각종 환경정책과 사업을 추진 있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이제 성주는 참외뿐 아니라 '클린'이란 단어가 함께 떠오르면서 주민이 잘사는 명실상부한 '도농' 지역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김항곤 군수는 "지난 8년간 중부내륙고속도로 개통, 국도 33호선 4차로 확장, 대규모 일반산업단지 조성과 농산물산지유통센터, 별고을 운동장 등 다양한 성장기반 확충과 클린성주만들기로 군민의 삶의 질을 높이면서 미래비전의 초석을 다졌고, 사드배치가 우리를 힘들게 했었지만 그럴수록 우린 지혜와 역량을 결집해 한 걸음 더 앞으로 나아갔다"면서 "부족한 저를 도와주신 군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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