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승모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1988년 5월 서울 프레올림픽쇼가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개최됐다. 오륜마크가 빛을 발하는 무대에서 가왕 조용필은 '친구여'와 '서울 서울 서울'을 열창했다. 지난 5월 12일 조용필 50주년 기념 투어 '땡스 투 유'(Thanks To You)의 첫 공연이 같은 장소에서 열렸다. 30년 전 분위기를 현장에서 느껴보고 싶어서 공연장을 찾았다.
다양한 색깔의 불꽃이 밤하늘을 화려하게 물들였다. 우비를 입고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공연을 관람하다 자리에서 일어났다. 먼발치에서 우산을 들고 서서 공연을 끝까지 관람했다. 젊은 날 노래방에서 자주 불렀던 '킬리만자로의 표범'이 흘러나왔다. '내가 지금 이 세상을 살고 있는 것은 21세기가 간절히 나를 원했기 때문이야'라는 가사가 마음에 와닿았다.
서울 프레올림픽쇼에 함께 출연했던 다른 가수의 공연도 보고 싶어졌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샹송 가수 실비 바르탕(Sylvie Vartan)이 일본 도쿄와 오사카에서 마지막 콘서트를 펼친다는 소식을 접했다. 30년 전 잠실에서 열창했던 '마리차 강변의 추억'이 떠올랐다. 지난 주말 저녁 도쿄 분카무라 오차드홀에서 공연을 관람했다. 오차드홀은 마에스트로 정명훈이 지휘하는 도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정기연주회가 열리는 곳이다.
올해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폐막작인 '플래시댄스'의 주제가인 'What a Feeling'을 불렀다. 아이린 카라의 원곡 못지않게 좋았다. 기대했던 대로 실비 바르탕은 피아노 반주에 맞춰 '마리차 강변의 추억'을 불렀다. 자신의 삶을 회상하는 진솔한 독백에 이어서 노래가 흘러나오니 감회가 깊었다. 실비 바르탕은 최근 타계한 전 남편 조니 할리데이를 추모했다. '프랑스의 엘비스 프레슬리'로 불렸던 뮤지션이다. 실비 바르탕이 조니 할리데이와 함께 노래를 부르는 동영상이 소개되면서 공연은 끝났다. 관객들은 뜨거운 기립박수를 보냈다.
서울 프레올림픽쇼에서 사회를 맡았던 자니 윤은 치매로 투병 중이다. 함께 사회를 봤던 영화배우 로레타 스윗은 최근 '데이타임 에미상' 시상식에 등장했다. 시나 이스턴, 훌리오 이글레시아스, 브룩 실즈 등 쇼에 함께 출연했던 가수와 사회자의 친필 사인이 담긴 음반과 사진을 구했다. 서울 프레올림픽쇼를 추억하는 소중한 기념품이 될 것 같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천500m 결승에서 한국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겨준 임효준 선수는 대구 출신이다. 그는 걸그룹 블랙핑크의 제니 팬이다. SBS에서 방송된 '영웅의 신청곡'에서 블랙핑크의 '마지막처럼'을 신청했다가 아버지의 18번곡인 봄여름가을겨울의 '브라보 마이 라이프'로 바꾸는 효심을 보였다. 다음 달 일본 3개 도시에서 개최되는 '블랙핑크 아레나 투어 2018' 티켓은 판매 시작과 동시에 매진됐다.
최근 빌보드 앨범 차트 1위를 차지한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중 2명(뷔와 슈가)은 대구 출신이다. 방탄소년단은 국내외 유명 가수들을 기념하기 위해 조성된 잠실종합운동장의 '뮤직스타존'에 소개된 가수이기도 하다. 2주 후 롯데면세점 주최로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리는 콘서트에 블랙핑크와 방탄소년단이 선미, 김범수, B1A4, BTOB와 함께 출연한다. 30년 전 같은 장소에서 열린 서울 프레올림픽쇼에 버금가는 감동을 선사할지 궁금하다. 티켓을 구하기 어려워서 아쉽다.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대구에서도 그런 공연이 자주 열리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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