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대구시장 후보 폭행 논란…왜 장애인단체는 무릎을 꿇었나

입력 2018-06-03 17:16:44

장애인연대, "5개 주제 32개 정책 요구안 끝내 외면해"
권영진 후보, "예산 문제 커 협의 중인 사안"

장애인단체와 충돌로 부상을 입은 권영진 자유한국당 대구시장 후보가 2일 선거 유세를 재개했다가 3일 다시 일정을 취소한 가운데 갈등이 불거진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장애인 관련 정책의 공약 수위와 재임기간 장애인 정책 이행 여부를 두고 이어지던 대립이 물리적인 충돌까지 이어졌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양측의 갈등은 지난 3월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420장애인차별철폐 대구투쟁연대(이하 장애인연대)는 지난 3월부터 대구시장 선거 출마 예상자들에게 ▷장애인 복지 공공시스템 강화 ▷발달장애인의 지역사회 통합환경 구축 ▷탈시설·자립지원 체계 강화 ▷지역사회 생활 안정화 ▷장애친화적 지역사회 조성 등 장애인과 관련한 5개 주제, 32개 정책의 공약화를 요구했다.

이 중에서도 중증·발달장애인 평생교육센터의 구·군별 신설과 중증장애인 자립주택 40곳 설치, 활동보조인 24시간 지원 확대 등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전근배 장애인연대 정책국장은 "지난달 30일까지 최종 수정안을 만들어 협약하기로 했다. 문구까지 다 정리해 기다리고 있었는데 31일 오전 10시쯤 연기 통보가 왔다"며 "벌써  세 번째다. 원안만 고집한 것도 아니고 최소한의 기준이라도 정하자는 것인데 결국 외면받아 최후의 수단으로 출정식에서 무릎을 꿇었다"고 주장했다.

양측은 지난달 20일과 23일에도 면담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고, 장애인연대는 정책 전면 수용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앞서 지난달 10일에도 "권 후보가 취임 당시 협약한 50개 장애인 정책중 정상적으로 이행된 것은 11개에 불과하다"고 규탄집회를 하기도 했다.

반면 권 후보 측은 장애인 권리 보장 요구안은 공감하지만 구체적인 약속은 어렵다고 맞섰다. 권 후보 측은 "장애인연대의 요구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막대한 예산이 드는 공약에 섣불리 동의하는 것이 오히려 무책임한 일"이라며 "여전히 협의 중인 사안"이라고 밝혔다.

한편 권 후보는 충돌 직후인 31일 병원에서 CT 촬영을 한 결과 꼬리뼈 부위의 골좌상 진단을 받았다. 골좌상은 뼈에 멍이 든 상태로 넘어질때 충격이 원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허리와 꼬리뼈 통증이 심해 3주 정도 치료가 필요하다.

권 후보는 2일 오후 달서구 도원네거리에서 목발을 짚고 유세 활동에 나섰다. 이어 3일 오전 7시 달성공원 새벽시장 유세를 소화했다. 권 후보 측은 "아직 건강이 충분히 회복되지 않아 최소한의 일정만 소화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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