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잡이라면 언제든지 넘어질 준비가 돼 있다."
영국의 유명한 축구선수 마이클 오언(39)의 고백이다. 페널티킥을 얻은 공격수 가운데 75% 정도는 넘어지지 않을 수 있지만, '할리우드 액션'으로 일부러 넘어진다고 했다. 오언 자신도 "1998년 프랑스 월드컵과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페널티 박스 안에서 넘어지며 얻은 두 차례 페널티킥은 다분히 '할리우드 액션'에 의한 것이었다"고 털어놨다.
축구계에서는 뛰어난 공격수일수록 '할리우드 액션'이 뛰어나다는 것이 정설이다. 페널티 박스에 들어서기만 하면 수비수와 부딪치지 않고도, 픽픽 쓰러지는 흉내를 내는 유명 선수가 많다. 전설적인 선수 디에고 마라도나는 잘 눕는다고 해서 '매춘부'라는 별명이 붙었고, 위의 마이클 오언은 심판을 잘 속인다는 의미에서 '명배우'로 불렸다. 현역 선수로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 디디에 드로그바(미국 피닉스 라이징)가 '할리우드 액션'의 대가이고, 네이마르(파리 생제르맹)는 최고의 기술적인 연기를 구사하는 것으로 이름 높다.
'할리우드 액션'은 전형적인 한국식 표현(콩글리시)이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때 과장된 연기로 한국의 쇼트트랙 금메달을 훔쳐간 안톤 오노를 비난하면서 널리 쓰여졌다. 영어로는 시뮬레이션, 시뮬레이티드 파울이라 하고, 농구에선 플라핑(flopping), 축구에선 다이빙(diving)이라 부른다.
권영진 대구시장 후보가 지난달 31일 지방선거 출정식을 하다가 장애인의 어머니에게 밀려 넘어지면서 '테러'인지 '할리우드 액션'인지 논란을 불렀다. 동영상에는 세게 밀지 않았는데도, 권 후보가 뒤로 넘어졌기에 SNS에서는 비난 여론이 압도적이었다. 실제로는 권 후보가 허리를 다치고 꼬리뼈에 금이 갔다. 운동선수도 아닌, 50대 후반의 후보가 즉흥적으로 '할리우드 액션'을 연기할 수 있는 걸까. 선거운동 과정에서 '할리우드 액션' 논란은 초유의 일인 만큼 결론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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