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서 배운 '또라이 근성' 야구장 밖에서 '인생 홈런'…김용일 씨

입력 2018-06-05 05:00:00

김용일(오른쪽) 씨는 8년째 삼성라이온즈 장내 아나운서로 활동하고 있다. 2015년 6월 포항구장에서 400호 홈런을 때린 국민타자 이승엽 선수를 인터뷰를 하고 있는 김 씨. 김용일 씨 제공
김용일(오른쪽) 씨는 8년째 삼성라이온즈 장내 아나운서로 활동하고 있다. 2015년 6월 포항구장에서 400호 홈런을 때린 국민타자 이승엽 선수를 인터뷰를 하고 있는 김 씨. 김용일 씨 제공

세상은 불공평하기 때문에 공평하다는 말이 있다. 가진 것은 없어도 노력 여부가 인생을 바꿀 수 있다. 일반 사람들은 순탄한 인생길을 걷고 싶어 한다. 하지만 평범함을 벗어나 '또라이' 근성으로 성공한 사람도 있다. 야구장 마스코트로 시작해 응원단장을 거쳐 스포츠 장내 아나운서, 프로강사, 이벤트 MC로 성공한 김용일(40) 씨가 바로 그런 부류다. 그는 어릴적부터 야구장에 빠졌다. 거의 매일 야구장에서 살았다. 야구장에서 선수들의 치열한 경쟁은 물론 웃음과 감동, 인간관계 등 모든 것을 배웠다. 세상의 축소판 같은 야구장이 그의 멘토였다. 최고의 목표를 갖고 유쾌하게 살아가는 그의 멋진 삶을 들여다 봤다.

장내 아나운서 김용일 씨가 삼성라이온즈 경기 중 관중석에 앉아 방송을 하고 있다. 김용일 씨 제공
장내 아나운서 김용일 씨가 삼성라이온즈 경기 중 관중석에 앉아 방송을 하고 있다. 김용일 씨 제공

◆하루 48시간처럼 바쁘게 살아요

"지금 잠을 자면 꿈을 꾸지만 잠을 자지 않으면 꿈을 이룰 수 있다." 하버드대학 도서관에 붙어 있는 문구다. 훤칠하고 소탈한 성격의 소유자인 김용일 씨. 40대 젊은 나이지만 1초의 시간도 허비하지 않고 매사 바쁘게 살고 있다. 그의 목표는 '라이프 엔터테이너'이다. 세상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전하는 메신저로서의 역할을 다하는 삶이다.

그의 다이어리 노트에는 한해 계획이 빼곡하다. 월별, 날짜마다 깨알처럼 행사 일정이 빼곡히 적혀 있다. 대학 강의, 지역 축제 MC, 선거 로고송 멘트, 관공서 강연 등등. 중요한 행사일정은 연말까지 잡혀 있다. 하루에 진행하는 행사는 평균 2, 3개, 매달 40~50개 행사를 소화해내고 있다. 틈틈히 성당 행사나 복지관, 청소년 진로 특강 등 재능 나눔 강연도 하고 있다. 그는 바쁜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철저한 새벽형 인간으로 살고 있다. 취침 전 다음날 새벽에 할 일을 가볍게 예습하는 것은 기본이다. 그는 새벽 4시에 일어나 명상, 강의 준비, 독서, 신문 읽기, 스트레칭 등 10가지 활동을 습관처럼 하고 있다.

김용일 씨가 출판기념 강연회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김용일 씨 제공
김용일 씨가 출판기념 강연회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김용일 씨 제공

◆인생의 축소판 야구장서 꿈 키웠죠

"야구장은 인생의 축소판 같아요. 수많은 사람을 통해 웃음과 감동을 전하는 법을 배웠어요. 높은 위치로 올라갈수록 묵묵히 노력하고 겸손해야 한다는 것도 깨달았어요."

그는 시민운동장 야구장 근처에서 살았다. 초등학교부터 밥 먹듯 야구장에 들락거렸다. TV에 나오는 선수들을 직접 본다는 게 신기하고 행복했다. 혼자 야구장에 갔다 자정이 넘어 집에 오기도 했다. 고교 재학 시절에는 가수가 꿈이었다. 노래 작사를 배우고 댄스도 배웠다. 하지만 자신의 실력으로는 가수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대학 진학 후 20세 때 야구장 마스코트 아르바이트를 했다. 야구장에서 멘토 두 분을 만나면서 인생이 바뀌었다. 지역 이벤트계 선구자인 조정환 씨와 방송인 김제동 씨를 만났던 것이다. 조 씨의 도움으로 9년간 삼성라이온즈 응원단장을 했다. 캠코더와 녹음기를 사서 각 구단 응원단장들의 모습을 담아와 모니터를 하며 연습했다. 김 씨를 통해 MC의 길을 나서게 되었다. 김 씨를 따라다니며 멘트, 몸짓 모두 배웠다.

◆시련도 있었지만 보람도 있었죠

"지금 하루하루가 행복해요. MC로 일하면서 수많은 사람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어서 행복하고, 강사로서 지식과 지혜를 청중들에게 전달해 조금이라도 삶의 변화를 줄 수 있어서 보람을 느껴요."

그는 해병대 특수수색대로 만기 전역했다. 세상의 모든 것을 지배할 듯 했다. 하지만 갑상선과 고혈압 진단을 받고나서는 슬럼프에 빠졌다. "평생 약을 달고 살아야한다니…."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하루 담배 3갑을 피우고 소주 5병을 마셨다. 엎친데덮친격으로 '언제까지 응원단장을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밀려왔다. 그 순간을 극복 못하면 실패자로 낙인 찍힌다는 생각에 두려웠다. 그는 담배를 끊고 술을 줄이면서 책을 집어들고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이벤트 관련 대학원에 진학하고 박사과정을 밟았다. '야구는 9회말 2아웃부터'라는 각오로 임했다. 그 결과 대학 강사라는 기회가 주어지면서 인생이 새로 열렸다. 스포츠 장내 아나운서라는 직업도 갖게 됐다. 그는 모교 대학 후배들이 닮고자 하는 롤모델이 됐다. 얼마만큼 노력하느냐에 따라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떻게 살면 인생 성공을 이룰까

홈런 하면 국민타자 이승엽 선수를 떠올린다. 한국 프로야구 한시즌 54개 홈런 기록, 아시아 56개 홈런 신기록…. 체격만 보면 이승엽은 거포형 체격이 아니다. 투수로 입단해 타자로 전향까지 했다. 이승엽이 최고가 되기까지에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강한 신념과 지독한 연습이 큰 자리를 차지했다. 타격폼을 바꾸고 순간 강한 임팩트와 물 흐르듯 부드러운 스윙이 가미됐다.

가수 비도 노력 하나로만 최고 슈퍼스타에 올랐다. 연습생 시절 그는 "거울 보고 춤추다가 지치면 마이크 잡고 노래했다. 목이 아플 때 다시 거울 보고 연기 연습했다. 이렇게 춤과 노래, 연기 연습을 하다보면 해가 떴다"고 했다. 싸이는 '강남스타일'로 세계적 뮤지션으로 발돋움했다. 통통한 몸매에 어슬픈 춤 실력이었지만 단점을 장점으로 바꿔 차별화했다.

"가진 것 없이도 세상을 이길 수 있어요. 먼저, 자신의 일에 대한 즐거움을 가지세요. 두 번째, 확고한 목표와 꿈을 세우세요. 마지막, 모든 것을 극복하겠다는 간절함을 가지세요."

야구장에서 인생을 배운 김용일 씨의 앞에는 수많은 스타들이 가르쳐 준 꿈과 목표가 펼쳐져 있다.

◇'새벽형 인간' 김용일 씨 10가지 활동(오전 4~8시 30분)

1. 자기 전 다음날 새벽에 할 일을 가볍게 예습한다.
2. 기상 후 생수 두 잔을 마시고 세면한다.
3. 가벼운 기도와 명상을 5분간 한다.
4. 컴퓨터를 켜고 1시간 30분간 작업을 한다.(글쓰기, 제안서, 강의 준비)
5. 베란다로 나가서 10분 동안 맑은 공기를 마신다.
6. 30분 동안 독서를 한다.(의식 확장과 성공 관련 도서, 자기계발서)
7. 1시간 동안 작업을 한다.(글쓰기, 제안서 작성, 강의 준비)
8. 신문을 30분간 읽는다.
9. 거실에서 20분 동안 스트레칭을 한다.
10. 아침식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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