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벼랑 끝에 선 한국당, 정신 차리지 않으면 완패할 수도

입력 2018-05-30 05:00:00

보름 앞으로 다가온 6·13 지방선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일부 여론조사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은 당연하고, 싹쓸이 가능성까지 제기된다니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난감하다. 이렇게 된 데는 남북 정상회담 같은 호재가 있다고는 하지만, 정부·여당이 잘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 절대 아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국민에게 일그러지고 구태의연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자초한 측면이 크다.

17개 시도 광역단체장 판세를 보면 대구·경북과 제주도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모두 민주당 후보가 앞서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크게 앞서 있고 호남권, 충청권, 부울경 지역도 우세를 보인다.

한국당의 보루라는 대구·경북도 그리 녹록한 상황이 아니다. 일부 여론조사는 한국당의 대구시장, 경북지사 후보가 민주당 후보에게 10%포인트 이내에 앞서 있는 ‘접전 지역’으로 분류한다. 대구 구청장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2, 3곳은 오히려 민주당 후보가 한국당 후보에게 근소하게 앞서 있고 1, 2곳은 민주당의 ‘맹추격’으로 나온다. 대구·경북에서는 ‘천지개벽’할 정도의 변화다.

지역에서도 인심을 잃었다면 어디에서 표를 얻을 것인가. 지방선거 결과는 누가 예측해도 명백해 보인다. 한국당이 남북 정상회담을 대하는 어처구니없는 태도를 보면 국민의 실망은 당연할지 모른다. 문재인 정권 공격과 국익을 구분해서 대처해야 할 터인데, 회담을 망치기 위해 몽니와 억지를 부리는, 그런 모습만 보여줬다.

홍준표 대표의 막말과 왜곡된 인식은 젊은 유권자의 마음을 떠나게 한 요인이다. 홍 대표를 두고 ‘엑스맨’ ‘민주당의 스파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도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당은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지만, 그때까지라도 국민의 상식과 수준에 맞는 말과 행동을 하기 바란다. 정신 차리지 않으면 당 자체가 망할 수밖에 없는 엄중한 상황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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