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무용콩쿠르 2년 연속 은상, 김별님 한국 전통무용수 "춤은 삶을 채우는 과정"

입력 2018-05-29 11:05:05

김별님(29·경북도립무용단 단원)씨는 한국전통 무용계의 '초생달'이다. '태평무'로 2년 연속 동아무용콩쿠르(2017년, 2018년)에서 한국전통무용부문 은상을 수상했고, 2018 KBS 서울국악대제전에서 '승무'로 전통무용부문 차상에 입상했다. 동아무용콩쿠르는 올해로 48회째 열렸지만 대구경북의 전통 무용수 중 입상자는 5명 정도에 불과하다.

한국전통무용수 김별님씨가 개인 연습을 하는 모습. 권성훈 기자
한국전통무용수 김별님씨가 개인 연습을 하는 모습. 권성훈 기자

전통 무용인들이 김별님씨를 주목하는 것은 대한민국 최고 권위의 무용 콩쿠르에서 잇달아 입상한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녀의 성실과 재능을 높이 평가하기 때문이다. 평범한 무용수라면 입단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는 경북도립무용단에 2012년 대학졸업(계명대)과 동시에 입단했지만, 김별님씨는 도립무용단 정기공연에 따른 연습 외에도 하루 평균 6시간 개인연습에 몰두한다.

한국무용에는 크게 전통춤과 창작춤이 있고, 전통춤은 다시 한영숙류와 이매방류로 나뉜다. 김별님씨는 한영숙류 전통춤을 춘다. 이매방류가 화려하고, 진한 색조를 띤다면, 한영숙류는 담백하고 깨끗하다. 김별님씨가 전수 중인 작품은 승무와 태평무, 살풀이춤이다.

"전통춤은 정중동(靜中動)의 춤, 동중정(動中靜)의 춤입니다. 침묵 속에서 태산처럼 밀려오는 파도를 드러내야 하고, 몰아치는 파도 속에서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고요함을 보여야 합니다."

전통춤은 창작춤에 비해 동작이 작고 또한 적다. 정지에 가까운 몸짓으로 세상의 밝음과 어두움, 고요함과 왁자함을 보여야 한다. 화려한 언변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하기는 어렵지 않다. 오히려 침묵하면서 해야 할 말을 드러내는 것이 어렵다. 그래서 전통춤을 배우는 과정은 지난하고, 공부하면 할수록, 파면 팔수록 전통춤은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난다.

김별님씨는 "전통 춤사위를 바탕으로 한 개인의 세계관을 드러내는 것이 창작춤이라면, 전통춤은 여러 사람, 여러 세대의 세계관이 집대성 되어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며 "전통춤을 배우는 과정은 여러 세대가 춤을 통해 드러내고자 했던 세계를 찾아가는 과정이다."고 말한다.

그렇다고 전통춤이 옛 모습에 머물러 있다는 말은 아니다. 할머니에게서 손자손녀로 구전되면서 옛이야기가 조금씩 변하듯, 전통춤 역시 지금 무대에서 춤추는 무용수의 세계관이 투영되기 마련이다. 그렇게 전통춤은 세월을 따라 여러 사람의 세계관과 몸짓이 어우러지고, 녹아들면서 그 생명력을 더해간다.

김별님씨는 "힘들고 지칠 때도 있지만, 춤을 추는 동안 내 속에 든 내 모습을 찾아내고, 나를 되돌아보기도 한다. 그러니 춤을 춘다는 것, 땀을 뻘뻘 흘리며 종일 연습에 몰두하는 것은 곧 내 삶을 채우는 과정이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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