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보(洑) 수문을 개방한 이후 급속도로 원래 모습을 되찾고 있는 금강 등 타지역 강과 달리 낙동강의 수질과 생태계는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없다고 한다. 농업용수 부족 우려 때문에 수문을 제대로 개방하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수질 개선과 농업용수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닌데 해결에 미적거리는 정부의 태도가 매우 유감스럽다.
금강은 지난해 11월 세종보의 수문을 개방해 수위를 절반 가까이 낮춘 결과 물이 맑아지고 시커먼 뻘이 사라지면서 모래톱과 자갈이 생겨났으며 왜가리, 백로 등 새들의 개체 수도 크게 늘었다. 반면, 낙동강의 경우 농업 용수난을 우려하는 농민들의 반대 때문에 수문 개방 시늉만 하다 보니 수질 개선 효과가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다. 수위가 낮아졌다는 강정고령보와 달성보도 관리 수위보다 고작 0.78m, 0.2m씩 낮아졌을 뿐이다.
강물 흐름 정체가 여전한 낙동강 중'하류는 간장색 강물에서 비릿한 냄새가 코를 찌르고 환경부 지정 최악의 수질 지표종인 실지렁이와 붉은깔다구 유충이 창궐하고 있다. 바닷가와 하구에서 서식하는 갈매기가 낙동강 중류까지 날아오는 등 생태계 변화 징후도 뚜렷하다.
수문을 더 열 경우 양수시설이 물 위로 드러나 취수가 불가능해진다는 농민들의 반대에도 일리가 있다. 따라서 양수시설 취수구를 4대강 사업 이전 위치로 낮추는 것이 현재로선 유일한 해법이다. 여기에 천문학적인 사업비가 들어가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정부는 연말까지 4대강 수질을 모니터링해 보의 처리 방안을 결정하겠다고 하는데 한가로운 소리로 들린다.
낙동강을 식수원으로 사용해야 하는 1천500만 영남인들은 녹조가 창궐하는 여름철이 걱정스럽다. 수문 개방 효과가 금강에서 드러난 만큼 낙동강 수문도 수질 개선 효과가 나타나는 선까지는 열어야 한다. 정부는 낙동강 양수시설 보완 공사부터 서둘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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