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바쁜 中 왕이, 트럼프, 김정은 변심 '중국 배후설' 거듭 제기 속에 방미

입력 2018-05-23 09:48:24 수정 2018-05-26 19:42:2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변심에 대해 중국 배후설을 제기한 가운데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23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하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북한이 내달 12일 싱가포르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국과 미국에 강력한 경고음을 내는 가운데 22일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대책회의' 성격의 정상회담을 한 직후 왕이 국무위원이 방미한다는 점에서 북미 간에 북한 비핵화 해결을 위한 모종의 조율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23일 베이징 소식통 등에 따르면 왕이 국무위원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를 마치고 미국을 경유해 미국 고위급 관리들과 미중 무역협상 합의에 따른 후속 조치와 북미 정상회담의 원활한 성사를 위해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왕이 국무위원이 아르헨티나 방문을 마친 뒤귀국 도중 23일 미국 워싱턴을 경유할 예정"이라면서 "이 기간 중미 양측은 양국 관계와 공동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나누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왕이 국무위원의 워싱턴행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겨냥해 북미 정상회담을 방해하지 말라는 경고를 보내는 가운데 이뤄져 그가 트럼프 대통령을 접견해 북한 비핵화를 둘러싼 미중간 이견에 대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의견을 전달할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백악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시작하기에 앞서"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두 번째 만난 다음에 태도가 좀변했다고 생각한다"며 "그것에 대해 기분이 좋다고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지난 21일엔 트위터를 통해 북한과의 비핵화 합의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엄격한 제재를 유지해야 한다고 압박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미국에 대해 북한이 최근 강경 태도로 돌아선 것이 지난 7∼8일(한국시간) 김 위원장의 2차 방중 결과에 따른 것이라는 이른바 '시진핑 배후론'을 거듭 제기한 것이다.

이런 미국의 의심에도 중국은 북한 노동당 '친선 참관단'을 초청해 극진한 환대속에 지난 14일부터 베이징(北京),시안(西安),상하이(上海),저장(浙江)성 등을 경제 발전 현장을 참관하게 하고 대규모 경협까지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중국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북한의 '든든한 뒷배'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소식통은 "중국은 북한 비핵화 과정에서 한국,미국,북한과 함께 참여할 뿐만 아니라 기존의 한반도 영향력을 유지하고자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중 밀착을가속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이런 행동이 북한의 태도 변화를 유발할 수 있어 북미 정상회담이 틀어지면 중국에 책임을 묻겠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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