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저건설, 인천∼제주 뱃길 다시 연다

입력 2018-05-23 00:05:00

4년 전 세월호 참사로 끊겨, 6개사 제치고 신규 사업자

오리엔탈펄8호. 대저건설 제공
오리엔탈펄8호. 대저건설 제공

포항~울릉 저동항 여객선을 운항하는 대저건설이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끊긴 인천∼제주 항로 여객선의 신규 사업자로 최근 선정돼 내년 취항을 준비 중이다.

16일 대저건설 해운사업본부에 따르면 대저건설은 인천해양수산청이 공모한 인천~제주 항로 여객선 신규 사업자 선정 심사에서 제안서를 낸 7개 업체 중 재무건전성, 사업수행 능력과 사업계획 적정성 등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사업자로 최종 선정됐다.

대저건설 해운사업본부 관계자는 "인천∼제주 항로에 세월호(6천825t)의 3.6배에 달하는 오리엔탈펄8호(2만4천748t)를 투입할 계획이다. 승객 1천500명과 차량 120대(20피트 컨테이너 214개)를 싣고 22.3노트(시속 41㎞)로 운항한다"고 밝혔다. 배 길이가 185m에 달하고 여객석의 90%가 침대석인 크루즈형 여객선으로 태풍을 제외한 어떤 악천후에도 쾌적하고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다는 것이 선사의 설명이다. 또한 여객 담당 승무원은 호텔 서비스 경험자를 선발해 배치해 인천~제주 항로 서비스 수준을 한 단계 높일 계획이다.

해당 선박의 원래 이름은 '동방명주8호'이다. 중국 단둥국제항운이 지난해 평택~중국 연운항 노선에서 운항한 선령 1년 카페리 선박이다. 대저건설은 올해 초 이 배를 임차해 영문으로 번역한 '오리엔탈펄8호'라는 이름을 붙였다. 5년간 운항한 뒤 잔액을 한꺼번에 납부하고 소유권을 이전받을 계획이다.

대저건설 해운사업본부 관계자는 "선박은 언제라도 투입할 수 있지만 오리엔탈펄호가 커 기존 연안부두에는 접안이 불가능해 인천 제1국제여객부두 접안 시설을 이용해야 한다. 현재 1국제여객부두를 이용하는 한·중 카페리 여객선이 내년 6월 신국제여객터미널로 이전한 이후 취항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제주도에선 이미 여객선 운항 면허가 나왔고 배가 있다면 되도록 빨리 취항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인천항만공사와 향후 다각도로 해법을 논의해 볼 것"이라고 해 취항이 앞당겨질 수도 있다는 것을 시사했다. 인천∼제주 항로 여객선은 세월호(6천825t급)와 오하마나호(6천322t급)를 운항하던 청해진해운이 2014년 5월 면허 취소를 당한 이후 다른 운송사업자가 나서지 않아 4년째 뱃길이 끊겨 있다. 현재 5천901t급 화물선 1척만 인천과 제주를 주 3차례 운항하고 있다.

대저건설은 경남 김해에 본사를 둔 중견 건설업체로 지난 2014년 자회사 대저해운이 포항~울릉 항로 영업권을 대아고속해운으로부터 인수하면서 해운사업에 진출했고 2016년에는 회사 조직에 해운사업부를 신설하고 포항~울릉 항로에 투자를 확대했다. 향후 대저건설은 해운사업본부를 별도 대표 체제로 승격시키고 부산~대마도 노선과 중국~제주~일본 크루즈사업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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