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지사 예비후보 정책토론회] "정체된 경북, 미래로 이끌겠다" 한목소리

입력 2018-05-18 00:05:04 수정 2018-05-26 19:49:24

매일신문교육원서 오중기·이철우·권오을·박창호 토론

17일 오전 매일신문 주최
17일 오전 매일신문 주최 '6'13 전국동시지방선거 경상북도지사 예비후보 정책토론회'에서 후보들이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오중기 더불어민주당, 이철우 자유한국당, 권오을 바른미래당, 박창호 정의당 예비후보.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매일신문은 17일 오전 매일신문교육원에서 주요 정당 경북도지사 후보를 초청해 정책토론회를 진행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오중기 더불어민주당 후보, 이철우 자유한국당 후보, 권오을 바른미래당 후보, 박창호 정의당 후보가 참석했다.(기호순)

참석 대상은 공직선거법 제82조가 규정한 방송토론회 참석 대상으로 한정했다. 토론회는 각 후보자의 모두발언-공통질문에 대한 후보자 답변-사회자 개별 질의에 대한 후보자 답변-후보 간 상호토론-마무리 발언 순으로 진행했다. 매일신문은 경북도지사 선거에 도전장을 내민 각 정당 후보들의 정책역량과 지도력 그리고 도덕성 등을 검증하고자 이번 정책토론회를 마련했다.

◆모두발언

▶오중기=대한민국과 경북은 거대한 역사적 흐름의 중심에 놓여 있다. 제대로 준비하지 않으면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 오는 6'13 지방선거는 이대로 정체되느냐, 미래로 나아가느냐를 선택하는 소중한 시간이다. 이번 지선이 몰락해 가는 보수와 진보의 전쟁터가 아닌 경북의 미래를 책임지고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내는 장(場)이 되길 기대한다.

▶이철우=경북은 화랑정신, 선비정신, 호국정신, 새마을정신을 바탕으로 지난 1970년대까지 대한민국을 이끌었다. 하지만 지금은 많이 뒤처진 상황이다. 제가 도지사가 된다면 경북을 다시 대한민국의 중심으로 만들겠다. 저는 중학교 교사를 시작으로 경북도 부지사와 국회의원을 지냈다. 중앙과 지방을 잘 알고 있는 도정 적임자다.

▶권오을=경북은 과거 굉장히 진취적이고 역동적인 지역이었다. 하지만 여당의 대구경북 무시(TK 패싱)와 한국당의 무책임이 대구경북을 뒷걸음질치게 하고 있다. 국회를 떠난 후 10여 년 동안 도지사 출마를 준비하면서 경북의 현실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해답을 제시하겠다.

▶박창호=경북 곳곳을 돌아보면 국정 농단 사태를 야기한 한국당을 성토하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경북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지방 정치만이라도 우선 교체하자. 먹고살기 어렵다. 장사가 너무 안된다고 하소연하는 분들이 많다. 전체 노동자 중 월급 200만원도 못 받는 노동자가 절반이 넘는다. 정의당이 앞장서 바꾸겠다.

◆공통질문(고령사회 대책, 포항'구미권 신성장 동력 마련)

▶이철우=경북의 성장 동력은 일자리다. 일자리를 가장 빠르게 많이 만드는 분야가 문화관광산업이다. 특히 일자리 창출은 민간과 함께 호흡을 맞춰야 한다. 청년 창업농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에도 정성을 쏟겠다. 경북은 동해안을 버려두고는 성장이 어렵다. 동해안 시대에 맞게 경상북도 동해청사를 설립해 성장거점으로 삼겠다.

▶권오을=도정의 제1목표를 인구 증가에 두고 어떻게든 인구를 늘리겠다. 300만 명까지 끌어올리겠다. 일자리 창출은 기업이 주체다. 경북에 기업이 올 수 있도록 산업전략을 다시 짜고 문화관광산업을 육성하겠다. 경북의 넓은 땅을 개발해 기업에 50년 또는 100년 무상으로 제공하고 지방세와 법인세 등을 감면해 주겠다.

▶박창호=지역 산업 발전을 선도해 왔던 포항, 구미 지역이 침체돼 걱정이다. 지난 10년 동안 보수정권은 이 지경이 되도록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다. 지난 10년간 해마다 경북에서 약 6천500명이 타지로 떠났다. 청년이 돌아오는 경북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려면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먼저 공공 부문 비정규직부터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

▶오중기=경북은 지난 24년 동안 지역주의에 기댄 일당 독점체제로 기형적인 지방정부 형태가 지속됐다. 그래서 경쟁력을 상실했고 정체됐다. 해결을 위해선 큰 틀의 접근이 필요하다. 중앙정부의 지역균형발전 정책을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신경제지도를 그리고 있다. 경북에선 지역별 특화산업을 육성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개별질문

-보수 분열에 대한 우려가 있다. 권오을 후보는 한국당 후보와 어떤 차별성이 있나?

▶한나라당에 오래 몸담은 사람으로서 보수진영을 얘기할 때 책임감도 느껴지고 곤혹스럽다. 보수정치는 희생과 책임을 지는 모습이 생명이다. 현재 한국당이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인 적이 있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도 방관했다. 한국당은 기득권 정당이다. 이 땅에 제대로 된 보수정치 세력이 탄생해야 한다.

-지역에선 진보 정당에 대한 이해도와 박창호 후보에 대한 인지도가 높지 않다. 타개책은?

▶그렇다. 정의당 후보에게는 전국이 다 험지다. 그러나 민심이 달라졌다. 반성도 않는 한국당에 대한 성토가 쏟아진다. 지난 대선 때는 국민들이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망쳐놓은 민주주의를 살리는 게 급해서 문재인 정부를 선택한 것으로 본다. 이제는 온전히 정의당을 지지해도 좋은 때가 됐다.

-힘 있는 여당 후보임을 자처한다. 청와대 선임행정관 이력만으로 경북의 이익을 지킬 수 있나?

▶기본적으로 중앙정부의 국정 운영 기조 속에서 도정을 운영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에서 사회간접자본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과거처럼 수석비서관은 돼야 힘을 쓸 수 있을 것이라는 편견은 문재인 정부와는 맞지 않는다.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는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누구나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설득하면 정책으로 채택된다.

-대구취수원 이전'대구공항 통합이전과 관련해 홍준표 한국당 대표 주선하에 대구시장과 어떤 합의를 했나?

▶구미시민의 동의 없이는 취수원 이전이 불가하다는 내용을 확인했다. 공항 문제는 조기에 매듭을 짓는 것이 좋겠다고 의견을 모았다. 이전되는 공항을 관문공항으로 활용해 경북 도약의 발판으로 삼겠다. 대구경북은 한 뿌리다. 함께 가야 더 발전할 수 있다. 이를테면 한 나라처럼 운영된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찰떡 호흡을 맞춰가겠다.

◆후보 상호 간 토론

-남북 화해 국면에 대한 한국당의 부정적 평가에 대한 소감은? 대구공항 통합이전에 반대했는데? 대기업 노동자와 중소기업 노동자의 처우 격차 해소 방안은?

▶문재인 정부의 남북평화정책에 동의한다. 정의당은 평화 지향 정당이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 모든 세력들이 당리당략을 떠나 머리를 맞대야 한다. 그런 면에서 홍준표 한국당 대표의 행보는 상당히 유감스럽다. 대구시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 등은 정치논리로 공항을 바라봤다. 대구공항 이전은 정치논리가 낳은 산물이다. 공항 등 사회간접자본은 정치논리로 접근하면 안 된다. 최저임금이 중소기업의 임금기준이 됐다. 노동자들에게 돌아가는 몫이 늘어나려면 최저임금 인상은 불가피하다.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따른 경북 동부지역 피해 대책은? TK패싱 분위기에서 경북이 북방경제 전진기지를 구축할 수 있나? 도시공원 일몰제에 대한 대책이 필요한데?

▶지구 상에 원전이 없어져야 한다는 것이 제 소신이다. 원전 보유에 따른 혜택도 있었지만 앞으로 후손들은 불안함 속에 살아야 한다. 신재생에너지산업 육성으로 보정해야 한다. 현 정부는 대구경북에 신경을 쓰고 있다. 러시아와 자원외교가 시작되면 영일만도 바빠질 것이다. 경제와 관련한 사회간접자본을 빨리 구축해야 대비가 가능하다. 도시공원 일몰제 문제는 주민과의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중앙정부의 예산과 주민 동의 그리고 사유재산 등을 고려해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구시대적 색깔론으로 선거운동을 한다는 지적이 있다? 현안에 대한 명확한 입장 표명을 주저하는 것 아닌지? 성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에 찬성하나?

▶저는 상대적으로 좌파니 우파니 하는 얘기를 적게 하는 정치인이다. 도지사가 되면 할 필요도 없는 말이다. 사드 배치와 관련해서 제 입장은 분명했다. 북핵 문제가 해결되면 사드는 필요 없다. 탄핵에 대해서도 당시 누구보다 많이 반대한 사람이 저다. 대통령이 잘못했다면 질서 있는 퇴진과 대통령제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명확하게 주장했었다. 성적 취향이 다양한 사람들의 인권은 보장하되 제도적으로 그 성적 취향을 모두 인정할 것이냐는 문제에는 부정적이다. 사회적 통념이 수용하지 못한다. 헌법재판소와 법원에서도 '아직'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지방선거 후 야권 정계 개편 가능성에 대한 견해는? 당적 변경이 잦았다. 입장을 설명해 달라? 비정규직은 노예라고 규정하셨는데 해고의 자유도 함께 언급했다. 진의는?

▶홍준표 대표는 보수 정당의 대표로서는 격이 맞지 않다. 우파 보수의 가치, 민족의 가치를 우선시한다면 통일 의제를 선점해야 했다. 당명이 변경됐을 뿐 탈당원서를 쓴 적은 지난해 1월 새누리당에서 탈당한 것이 처음이다. 무책임한 정당에 더 있을 이유가 없다. 새로운 보수, 따뜻한 보수를 만들어보자는 바른정당에 공감했다. '해고의 자유'라는 용어 선정이 잘못됐다. 예전 우리가 취직할 때는 모두가 정규직이었다. 그래서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았다. 다만 해고의 조건을 완화해 줘야 정규직을 마음껏 채용할 수 있다.

◆마무리 발언

▶오중기=이번 지방선거는 진보냐 보수냐의 싸움이 아니다. 여당 후보로서 지역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여야를 떠나 통일의 문제에 접근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았으면 좋겠다.

▶이철우=문재인 정부 1년 얼마나 힘드셨나? 앞으로 4년 어떻게 견딜지 고민이 많을 것이다. 저는 공직생활 40년 중 20년을 지방에서 일했다. 많은 것을 느꼈고 준비했다. 경북은 다시 일어서야 한다. 없어지는 지역이 아니라 살맛 나는 지역으로 만들어야 한다.

▶권오을 =경북은 빛나는 역사와 찬란한 전통을 보유하고 있다. 과거에 안주했을 때는 쇠락의 길을 걸었다. 20년 일당독재가 지속되면서 경쟁, 비판 없는 동안 우리의 아들딸이 취직과 결혼을 못 했다. 이제는 이런 일을 해결하는 도지사가 나와서 변화에 앞장서야 한다.

▶박창호=고인 물은 썩는다. 경북은 지방자치 실시 이후 새누리당-한국당 보수세력의 독무대였다. 이제는 좀 바꾸어야 한다. 경북도민의 삶의 만족도는 전국 최하위다. 정의당이 가장 낮은 곳에 있으면서도 가장 넓은 품으로 정치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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