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매 나온 18세기 불화 봉은사 시왕도 귀환

입력 2018-05-16 16:58:24

소재 불분명했던 1점 낙찰…4점 모두 국내에

대한불교조계종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공개한 미국 경매에서 낙찰받은
대한불교조계종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공개한 미국 경매에서 낙찰받은 '봉은사 시왕도(十王圖)' 세부모습.

1950, 60년대 외국에 유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조선 후기 불화 한 점이 경매를 통해 돌아왔다.

대한불교조계종은 미국 경매에서 낙찰받은 '봉은사 시왕도(十王圖)' 한 점을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공개했다.

봉은사 시왕도 한 점이 귀환하면서 이 작품은 네 점 일체가 모두 국내에 존재하게 됐다. 나머지 세 점 중 두 점은 동국대 박물관, 한 점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시왕도도 1990년대 미국 경매에서 구매한 유물로 알려졌다. 시왕도는 저승 세계를 관장하는 10대 왕의 재판 광경과 지옥에서 고통받는 망자를 묘사한 그림이다.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은 공개식에서 "이산가족처럼 흩어졌던 봉은사 시왕도가 제자리를 찾았다"며 "문화재를 본래 자리에 돌려놓는 환지본처가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느낀다"고 말했다.

봉은사 시왕도 환수 과정은 지난달 13일 조계종이 공개한 '청도 운문사 칠성도(七星圖)'와 비슷하게 외국에 있는 우리 문화재를 조사·환수하는 국외소재문화재재단과 조계종, 봉은사의 협업으로 진행됐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4월 중순 봉은사 시왕도가 미국 경매에 출품된 사실을 파악하고 조계종에 알렸다. 이 그림은 운문사 칠성도와 달리 정보를 담은 화기(畵記)와 장황이 사라진 상태였다.

조계종은 불화 구도와 양식을 검토해 동국대 박물관에 있는 봉은사 시왕도와 일체를 이루는 유물임을 확인했고, 환수 추진단을 구성해 지난달 24일 경매에서 사들였다.

동국대 박물관이 소장한 봉은사 시왕도 화기에 따르면 이 불화는 건륭 42년(1777) 경기도 일대에서 활동한 승려화가 인종, 수밀, 영인, 도준, 상훈 등이 '삼장보살도' '사자도'와 함께 봉은사에서 제작했다.

그림 크기는 가로 148.3㎝·세로 114.8㎝이며, 시왕 중 한 명을 한 폭에 그리는 일반적 시왕도와 달리 한 폭에 두 명(제2대왕, 제4대왕)을 담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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