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도전사 집중분석] 대한민국 대표팀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예선 일정 1차전 무패 기록 이어나갈까? 상대는 스웨덴

입력 2018-05-14 15:01:30 수정 2018-05-26 18:15:53

3차전 앞두고 16강 진출 확정지을까? 또는 '경우의 수' 타진할까? 아예 단념해야?

2018 러시아월드컵 로고, F조 대한민국, 독일, 스웨덴, 멕시코. 매일신문DB
2018 러시아월드컵 로고, F조 대한민국, 독일, 스웨덴, 멕시코. 매일신문DB

6월 중순부터 대한민국 대표팀의 러시아월드컵 F조 조별리그 일정이 진행되는 가운데, 경기가 어떤 타입으로 진행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 가지 타입으로 나뉠 전망이다. 예선 2경기를 치른 후부터가 기점이다. 예선 3번째 경기를 앞두고 16강 진출을 확정짓거나 관련 경우의 수를 따질 수 있는 A타입, 그리고 16강 진출이 좌절된 가운데 예선 3차전을 유종의 미를 거두는 차원에서 치러야 하는 B타입이다.

이는 그간 대한민국이 월드컵에서 익숙하게 소화해 온 타입들이다. 줄곧 약팀이었던 까닭에 B타입이 대한민국의 주된 코스였고, A타입은 1994년 미국 월드컵 때 처음 나타났다가 2002년 한일월드컵부터는 아예 굳어졌다. 조별예선 3차전을 앞두고 '경우의 수'라는 제목을 단 언론 보도가 양산되는 '클리셰'(수법)가 굳어진 시발점이기도 하다. 그만큼 대한민국 대표팀이 2000년대 들어 동네북 수준은 벗어났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1954 스위스월드컵(2패): 나름 선전한 B타입

2패로 탈락했다. 헝가리에 0대 9, 터키에 0대 7로 졌다. 조별예선 통과를 예상조차 하지 못했다. 그러나 당시 헝가리에 0대 9로 진 것은 다른 강호들도 헝가리에 큰 점수 차로 패배한 것과 비교하면 아시아 축구 약팀으로서는 선전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1986 멕시코월드컵(1무 2패): A타입이 될 뻔한 B타입

1차전에서 아르헨티나에 1대 3으로 졌지만(월드컵 첫 득점 기록, 박창선 골), 불가리아와 1대 1로 비기며 첫 조별예선 승점(1점)을 획득했다. 이어 마지막 이탈리아와의 경기에서는 2대 3으로 패배했다. 당시 전년인 1982년 스페인 월드컵 우승국 이탈리아와 그 바로 전인 1978년 아르헨티나 월드컵 우승국 아르헨티나와 같은 조가 되면서 16강 진출은 언급도 못했다. 그럼에도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1골을 넣고, 이탈리아와는 2대 3의 한점차 승부까지 펼치는 등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1990 이탈리아월드컵(3패): 역대 최악 B타입

스페인(1대 3), 우루과이(0대 1), 벨기에(0대 2)를 맞아 3전 전패를 기록했다. 1986년부터 월드컵부터 매회 출전한 후부터 현재까지 통틀어 역대 최악의 성적인 3패를 기록했다.

▶1994년 미국월드컵(2무 1패): A타입의 시작

조별예선에서 16강 진출을 현실적으로 타진해 본 첫 월드컵 대회다. 스페인과의 첫 경기에서 2대 2로 비기고, 볼리비아와의 2차전에서 0대 0으로 비기면서 당시 역대 최고 성적인 2무를 기록, 남은 독일과의 경기에서 16강 진출 경우의 수를 셈한 것. 이 대회까지 성적에 따라 조 3위도 와일드카드(6개 조 3위팀 중 상위 승점 4팀)로 16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그래서 대한민국은 조 3위를 노리고 독일과의 경기에서 최소 무승부 이상을 거두려는 목표를 수립했던 것. 그러나 대한민국은 독일에 2대 3으로 패하면서 안타깝게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국민들의 응원 열기도 3번째 경기까지 고조되는 A타입이 형성됐다.

▶1998 프랑스월드컵(1무 2패): 유종의 미 거두기 위해 3차전 달아올랐던 B타입

멕시코를 만나 1대 3으로 패배, 네덜란드와 붙어 0대 5로 지면서 2패로 벨기로와의 마지막 경기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당시 차범근 감독이 네덜란드 전 이후 경질되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다. 그러면서 국민들의 관심이 16강 진출 좌절에도 불구하고 3차전에 쏠렸다는 분석이 있다. 대한민국은 이임생이 머리 부상에 붕대를 싸매는 등의 투혼을 발휘하면서 벨기에와 1대 1로 비겼다. 전적만 보면 B타입이었지만 의외의 이슈에 관심이 고조됐던 대회였다.

▶2002 한일월드컵(4승 1무 2패, 4강 진출): 자신감 넘쳤던 A타입

4강 신화를 쓰며 가장 강력한 전력을 과시한 대회였지만, 조별예선에서는 16강 진출을 두고 경우의 수가 거론됐다. 폴란드에 2대 0으로 이겼지만, 미국과 1대 1로 비기면서, 3차전 포르투갈과의 경기 결과 및 16강 진출 가능성을 타진할 수밖에 없었다. 월드컵 사상 첫 승을 거뒀지만, 1'2차전 결과만 놓고 보면 미국, 한국, 포르투갈 가운데 2팀만 16강에 진출할 수 있어 경우의 수가 거론된 것이었다.

더구나 1994년 미국 월드컵 때 3차전에서 강호 독일을 만났던 것처럼 3차전에서 세계적 스타 '피구'가 이끄는 강팀 포르투갈을 만나 16강 진출 여부는 불확실했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포르투갈에 1대 0으로 승리하면서 사상 최초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같은 조에서 미국이 16강에 진출하고 포르투갈은 탈락하면서 이변이 연출됐다.

이어 대한민국은 16강전에서 이탈리아를 2대 1로 이겼고, 8강전에서 스페인과는 0대 0으로 비겼지만 승부차기에서 꺾었으며, 4강전에서 독일에 아쉽게 0대 1로 졌다. 이어 3'4위전에서는 터키에 2대 3으로 패배했다.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과의 경기는 사상 초유의 다음 토너먼트 진출 여부를 두고 응원 열기가 고조됐고, 터키와의 경기는 비교적 여유있는 분위기 속에서 대한민국과 터키 간 '형제의 나라' 이미지까지 반영되면서 역시 응원 열기를 모았다.

▶2006 독일월드컵(1승 1무 1패): 아쉬움 컸던 A타입

토고에 2대 1로 승리하면서 월드컵 원정 첫 승을 기록했다. 이어 강호 프랑스와 1대 1로 비기면서 16강 진출 가능성을 대폭 끌어올렸다. 2차전까지 1승 1무 기록은 2002년 월드컵 때와 타이 기록이다. 그러나 스위스에 0대 2로 패하면서 스위스와 프랑스에 밀려 3위로 조별예선에서 탈락했다.

▶2010 남아공월드컵(1승 1무 2패): 나름 괜찮았던 A타입

그리스에 2대 0으로 승리하면서 월드컵 3연속 조별예선 1차전 승리를 챙겼다. 이는 2002년 이전 대한민국의 월드컵 도전사와 비교하면 괄목할만한 변신이고, 2002년 월드컵의 홈 어드밴티지를 더는 언급할 수 없게 만들었다.

이어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에서는 1대 4로 대패했다. 1승 1패로 또 다시 3차전 경기 결과를 두고 경우의 수를 타진해야했다. 당시 대한민국은 나이지리아와 2대 2로 비겼다. 그럼에도 대한민국은 아르헨티나가 그리스를 꺾은 덕에 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사상 첫 월드컵 원정 16강 진출이었다.

16강에서는 1994년 미국 월드컵 조별예선에서의 독일 전(2대 3 패)을 연상케하는 아쉬운 승부가 펼쳐졌다. 우루과이에 1대 2로 패한 것이다. 당시 우루과이는 대한민국이 16강에 상대할때는 몰랐지만 알고보니, 향후 세계적 스타로 등극하는 수아레즈를 보유했고 당시 대회에서 4위를 차지한 강팀이었다, 이점을 감안하면 대한민국의 1점차 패배는 분명 선전이었다는 평가다.

▶2014 브라질월드컵(1무 2패): B타입에 근접했던 A타입

조별예선 1차전에서 러시아와 1대 1 무승부를 기록, 3개 대회 연속 조별예선 1차전 승리 기록은 깨졌지만(다만 연속 무패 기록은 썼다.) 16강 진출을 위한 괜찮은 고지를 점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2차전에서 알제리에 2대 4로 패배했다.

1무 1패가 되면서 3차전에 대한 경우의 수를 다루는 언론 보도로 쏟아졌다. 당시 4위였던 대한민국은 벨기에를 큰 점수차로 잡아야 했다. 러시아가 알제리에 1대 0으로 이길 경우, 대한민국은 벨기에를 2골차 이상으로 이겨야 조 2위가 될 수 있었다. 또는 러시아와 알제리가 비길 경우 대한민국은 벨기에를 4골차 이상으로 이겨야 조 2위가 될 수 있었다. 반면 알제리가 러시아를 제압할 경우 대한민국은 무조건 탈락하는 경우의 수였다.

결국 대한민국은 벨기에에 0대 1로 지면서 고배를 마셨다. 1무 2패로 2000년대 들어 월드컵에서 가장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2002년 월드컵과 비교하면 12년만에 바닥을 친 것이다. 그러나 알제리가 숨은 다크호스였고, 벨기에가 이 대회(최종 성적 8강)를 계기로 세계 정상급으로 떠올랐다는 점을 감안하면, 박지성 등 2002년 월드컵 세대가 대거 은퇴한 국가대표팀으로써는 선전이었다는 평가도 있다.

▶2018 러시아월드컵(?): A타입 될까? B타입 될까?

독일, 멕시코, 스웨덴과 함께 F조에 속했다. 점점 강해지고 있는 세계 최정상 독일, 북중미의 변치 않는 강호 멕시코, 그리고 세계적 공격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은퇴하는 등 과거보다 약해졌지만 그럼에도 북유럽의 강팀으로 군림하고 있는 스웨덴 등 만만치 않은 상대들이다.

대한민국은 우리나라 시간으로 6월 18일 스웨덴, 6월 24일 멕시코, 6월 27일 독일과 잇따라 맞붙는다.

대한민국은 2002년 한일월드컵부터 월드컵 조별예선 1차전 무패 행진을 쓰고 있다. 이기거나 비기거나다. 이 흐름대로라면 상대할 3팀 중 가장 약하다고 평가받는 스웨덴은 1차전에서 충분히 비기거나 이길 수 있는 상대다.

2차전 상대인 멕시코에게는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1대 3으로 패배한 바 있다. 당시보다 대한민국의 전력이 상승했지만, 멕시코 역시 요즘 다시 전성기를 맞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3차전에서 맞붙을 독일과는 1994년 미국월드컵 조별예선 3차전 및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이후 다시 겨룬다. 독일 역시 근래 피파랭킹 1위로 우뚝 올라서며 이기기 힘든 적이 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대한민국은 1차전(스웨덴)과 2차전(멕시코)까지는 목표한대로 승점 관리를 하며 3차전을 앞두고 경우의 수를 타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스웨덴과 멕시코의 2위 싸움을 애초에 방지할만한 1'2차전에서의 선전이 요구된다. 독일이 스웨덴과 멕시코를 먼저 잡아 16강 진출을 확정한 다음, 3차전 대한민국과의 경기에서 다음 16강 경기를 위해 주전 선수들의 체력을 안배하는 차원에서 그나마 치열함이 덜한 경기를 펼치길 바라는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물론 2014년 브라질월드컵 때 알제리를 비교적 약체로 보는 전략을 썼다가 호되게 당했듯이, 방심은 금물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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