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비핵화-체제보장 빅딜한다

입력 2018-05-12 00:05:10

첫 북미 정상회담 현실화, 전 세계 이목 내달 12일 집중

백악관은 다음 달 12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되는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 간 북미 정상회담에서 최우선 과제는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10일(현지시간) 북한의 김학송 씨 등 미국인 억류자 3명의 송환 조치와 관련한 보도자료에서
백악관은 다음 달 12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되는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 간 북미 정상회담에서 최우선 과제는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10일(현지시간) 북한의 김학송 씨 등 미국인 억류자 3명의 송환 조치와 관련한 보도자료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을 협상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동맹국들과 협력해왔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CVID 목표 달성을 위해 미 행정부가 이미 이룩한 상당한 진전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 D.C EPA 연합뉴스

4'27 판문점 선언을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의지가 일정 부분 확인된 가운데 핵 없는 한반도, 전쟁 없는 한반도를 향한 북한 김정은 위원장 대(對)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담판이 다음 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진행된다. 우리나라와 북한은 1971년 남북대화가 시작된 이후 지난달 남북 정상회담 직전까지 657차례나 만났지만 6'25전쟁에 참전, 북한과 전쟁을 벌인 미국의 대통령이 북한 최고 지도자와 만나는 것은 이번이 사상 처음으로 미국은 물론,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북미 두 정상은 이번 만남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두고 완전한 합의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결과물에 따라 정전 협정 이후 65년 동안 한반도를 뒤덮었던 전쟁의 공포가 완전 해소될 수 있을지, 전 국민들의 눈동자가 싱가포르로 향하는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10일(한국시간) 밤 북미 정상회담의 일자와 장소를 12일 싱가포르로 특정해 발표함으로써 세계적 관심을 끌어왔던 북미 정상회담이 현실화됐다.

북미 정상회담은 지난달 27일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공식 추진한다는 남북 정상의 판문점 선언을 이어받은 것으로, 지금까지 북미 양측의 기류로 봐서 일단 긍정적 분위기가 강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미국이 주장해온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폐기'(CVID) 원칙에 대해 그동안의 북미 접촉에서 북한이 상당 부분 동의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비핵화에서 출발해 종전선언, 평화체제 구축, 북미 관계 정상화 수순으로 큰 틀의 진전을 이룰 수 있다는 기대가 만들어지고 있다.

특히 북한은 판문점 선언 이후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중단,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이행하겠다며 전격적인 '핵 동결 선언'을 하고, 억류했던 미국인 3명을 9일 석방하며 정상회담의 걸림돌을 상당 부분 제거했다.

북미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비핵화 논의가 진도를 나간다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도 의제로 다룰 것으로 분석된다. 이 의제에 대해서는 남북 정상이 기본 틀을 마련했지만 이를 완성하는 시도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할 것으로 보인다.

평화체제 구축과 더불어 현재의 정전상태를 종식하는 것 역시 정상회담의 핵심의제 중 하나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전쟁은 끝날 것"이라고 이미 트위터를 통해 밝혔으며 이런 언급으로 미뤄볼 때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추진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이번 회담에서 비핵화와 체제보장 문제를 동시 해결하는 이른바 '빅딜' 전략을 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일반적 해석이다. 양측이 핵 폐기 목표에 합의하고 '행동 대 행동'의 원칙에 따른 단계별 이행과 보상 과정을 최대한 단순화하고 이행 기간을 단축하는 형태로 타협점을 찾는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이 회담에 앞서 북한에 장기억류된 미국인 3명을 석방한 것도 회담을 앞두고 준비한 카드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복심'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평양을 방문해 김 위원장을 만나고 돌아온 지 하루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일정을 전격으로 발표한 것 역시 이번 만남이 '한반도 빅뱅'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한편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1일 브리핑에서 "북미 정상회담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로, 두 지도자의 담대한 결정에 경의를 표한다"며 "두 정상의 만남으로 세계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냉전과 분단의 구조가 해체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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