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칼럼] 행복으로 가는 길

입력 2018-05-12 00:05:10

각정스님
각정스님

불교는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우리들 자신도 부처에 이르게 하는 길이다. 그러므로 부처님의 가르침인 동시에 우리들 자신도 부처의 경지에 오르는 길이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일평생 많은 가르침을 펴셨다. 그 가운데 핵심이 '자비'이며 '사랑'이라 할 것이다. 부처님은 자비를 이야기했고, 스스로 실천하셨다. 자비를 실천하셨기에 종교가 될 수 있었다. 자신의 깨달음만 말했다면 불교는 종교로서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다.

모든 종교는 사랑을 말한다. 그것은 인간 중심의 사랑에 그치지 않고 만물과 더불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조화와 균형 속에서 이루어진다. 자비는 사람에 대한 사랑뿐만 아니라 모든 살아 있는 생명체까지 이르게 된다. 불교 초기경전인 '자비경'에서 사물을 통달한 사람은 평화로운 경지에 이르러 해야 할 일은 다음과 같다고 했다,

'유능하고 정직하고 말씨는 상냥하고 부드러우며 잘난 체하지 말아야 한다. 만족할 줄 알고 많은 것을 구하지 않고, 잡일을 줄이고 생활을 간소하게 한다. 또 모든 감각이 안정되고 지혜로워 마음이 흐트러지지 않으며 남의 집에 가서도 욕심을 내지 않는다. 마치 어머니가 목숨을 걸고 외아들을 보호하듯이 모든 살아 있는 것들에 대해서 한량없는 자비심을 발하라.'

자비경에서는 '모든 살아 숨 쉬고 움직이는 것에 대해서 자비심을 가지라'고 말한다. '마치 어머니가 외아들을 보호하듯이 무한한 자비심을 행하라고 하며, 온 세상에 대해서 자비심을 행하고 위로 아래로 옆으로 그 어떤 장애도 원한도 적의도 없는 자비를 행하며 서 있거나 길을 갈 때 앉아 있거나 누워서 잠들지 않는 한 자비심을 굳게 가지라'고 한다. 이런 상태를 최고의 경지라고 한다.

여기서 자비심을 발하라, 자비심을 행하라, 자비심을 굳게 가지라 등은 깊은 의미가 있다. 자비심이 곧 부처님이기 때문이다. 자비의 자(慈)는 함께 기뻐하는 일이며, 비(悲)는 함께 신음한다는 뜻이다. 남이 잘되면 기뻐하고 남의 고통을 그냥 바라보지 않고 신음하며, 함께 기뻐하고 슬퍼하는 양면성이 있는 것이다. 종교의 본질인 자비의 실천은 혼자서는 불가능하다.

중생이 없으면 부처가 될 수 없듯이 중생이 있기에 부처를 이루는 것이다. 우리가 매일 일상에서 만나는 이웃은 나를 일깨워주는 선지식이라고 할 수 있다.

타인을 만나서 자비심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수행자가 아니다. 수행은 누구의 전유물이 아니다. 자비심이 준비되어 있고 일상의 삶 자체에 깨어 있다면 그는 지혜 있는 사람이며 수행하는 사람이다.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서 순간순간 새로워지고 새롭게 눈이 열리고 세상을 보는 안목이 갖추어지고 성숙되어지는 것이다.

원효 스님의 발심수행장에서는 "부처님이 세상에 나와 우리들을 이롭게 하는 것은 오랜 세월 동안 욕심을 버리고 견디기 어려운 수행을 겪었기 때문이요, 중생들이 괴로워하는 것은 끝없는 세월을 두고 탐욕을 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이 세상은 우리 필요를 위해서는 풍요롭지만 탐욕을 위해서는 부족할 것이다. 행복은 자기 분수에 맞게 절제하는 데 미덕이 있다. 부처님께 으뜸 가는 행복에 대해서 물었다. "어리석은 사람을 가까이하지 말고, 어진 사람과 가깝게 지내며, 존경할 만한 사람을 존경하라. 존경과 겸손과 만족과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 때로는 가르침을 들으라. 이것이 더 없는 행복이다."

이것이 바로 불타 석가모니의 행복론이다. 각자의 삶은 각자의 행복이다. 부처님오신날과 더불어 모두 행복하시길….

각정 스님·청련암 암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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