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수 침출 탓으로 추정, 아스팔트가 종잇장처럼…주민 "건물 무너질까 불안"
포항 한 오피스텔 건설 현장 일대에서 깊이 30여㎝에 달하는 지반침하 현상이 발생해 주민들이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9일 오전 1시 50분쯤 포항 남구 해도동 고속버스터미널 건너편 엘리시움 오피스텔 공사 현장 일대에서 지반침하 현상이 발생, 도로가 갈라지고 현장 옆 4층 상가건물은 지반이 내려앉아 기울었다. 공사현장 직원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나간 시청 공무원과 경찰은 차량을 통제하고 침하 현장 주변에 안전띠를 둘렀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번 지반침하로 도로와 주변 상가, 원룸, 모텔, 주차장 등에서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4층 상가건물과 인도의 경계지역이 심하게 침하되면서 건물이 20여㎝ 도로 쪽으로 밀리고 3도 정도가 기울었다. 또 인도 보도블록과 경계석, 도로 아스팔트는 구겨진 종이처럼 변했다. 상가건물 뒤편 원룸 주차장 바닥면도 일부 침하현상이 발생해 안전이 우려되는 상태다.
상가건물 맞은편 병원에서 침하를 목격한 김모(20) 씨는 "전날부터 도로와 상가건물 지반 등 땅이 서서히 꺼지는 느낌이 들었다. 새벽에 잠시 나와 보니 상가건물 지반이 내려앉아 있었고, 건물에선 '우지끈' 하는 소리가 계속 들렸다. 건물이 무너질까 봐 걱정했다"고 말했다.
시는 시공사 측이 지하 4층 터파기 공사를 하던 중 지하수가 다량 침출돼 지반침하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시에 따르면 이 오피스텔은 2014년 5월 착공했다가 시공사 3곳 중 1곳이 부도나면서 자금 사정이 어려워지자 지난해 2월부터 1년간 공사를 중단했다. 지난달 10일 공사가 재개됐지만, 19일 만에 지하수 침출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싱크홀이 오피스텔 앞 인도에서 발생해 다시 공사가 멈췄다. 오피스텔 공사는 '슬러리월'(Slurry Wall)이라는 공법으로 진행, 기존에 만든 지하 3층 아래로 4층을 만들던 중이었다. 이에 시는 공사업체를 통해 더는 지하수 침출이 없도록 그라우팅(Grouting) 공법으로 도로와 오피스텔 경계에 시멘트를 주입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이 작업이 마무리되기 전인 8일 오후부터 도로와 인도, 상가 주변 지반이 침하되기 시작해 다음 날 오전에는 도로와 땅이 종잇장처럼 변했다.
시는 공사를 전면 중단하도록 조치하고, 정확한 지반침하 원인을 찾기 위해 지표투과레이더(GPR) 전문 업체와 건축토목 전문가를 불러 현장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 공사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있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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