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기 이용한 김정은, 경호·의전 복잡한 절차 줄여

입력 2018-05-08 23:10:12

실용주의 통치 방식 보여줘

북한 고려항공 여객기가 8일(현지시간) 중국 랴오닝성 다롄공항을 이륙하고 있다. 중국중앙(CC)TV 등은 이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0여 일 만에 또다시 방중, 랴오닝성 다롄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한반도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북한 고려항공 여객기가 8일(현지시간) 중국 랴오닝성 다롄공항을 이륙하고 있다. 중국중앙(CC)TV 등은 이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0여 일 만에 또다시 방중, 랴오닝성 다롄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한반도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번 방중에서는 첫 방중 때와 달리 항공기를 이용해 눈길을 끈다. 김 위원장은 지난 3월 말 중국을 처음 방문했을 때에는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처럼 전용열차를 이용했지만 이번에는 북한 내부에서도 자주 이용하던 전용기 편으로 중국 다롄(大連)을 전격 방문했다.

김 위원장은 북한 내에서의 지방 시찰은 물론 해외 방문 때도 비행기를 이용한 적이 없다. 8차례에 걸친 중국 방문은 물론 2001년 한 달 가까이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도 모두 열차를 이용했다.

김 위원장은 대형 전용기는 물론이고 경비행기를 타고 지방 시찰에 나서는 등 파격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김 위원장은 2014년과 2015년 공군 지휘관들의 전투비행술 경기대회를 참관할 때 전용기를 타고 대회가 열리는 비행장을 찾았으며, 2016년 2월 이른바 '광명성 4호' 위성 발사 때에도 전용기인 '참매 1호'를 이용해 동창리 발사장으로 이동했다. 기체 전체를 흰색으로 도색한 '참매 1호'는 러시아에서 제작된 일류신(IL)-62로, 북한이 보유한 고려항공 여객기 중에서도 제작 연도가 가장 오래된 기종에 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심지어 2015년 2월에는 전용기를 타고 지방도 아닌 평양 시내에 세워지는 미래과학자거리 건설현장을 부감하는 등 유별난 '전용기 사랑'을 과시했다. 또 북한 TV에서는 김 위원장이 직접 경비행기를 조종해 하늘을 나는 영상도 여러 차례 공개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의 '항공기 사랑'은 30대의 젊은 나이와 개방적인 성격, 스위스 유학 등 외국 생활 경험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두려움을 모르는 지도자의 이미지를 과시하기 위한 통치 스타일과 연관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이번에 다롄을 방문하면서 항공기를 이용한 것은 중국 방문 시간을 단축하는 동시에 경호와 의전 등 복잡한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한 의도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김정은은 부친 김정일보다 형식이나 절차를 따지지 않고 실용적인 일 처리를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에 열차가 아닌 전용기로 다롄을 방문한 것은 그의 실용주의적 통치방식이 잘 드러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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