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호텔 대립에 예약 손님들 발동동…호텔수성 컨벤션 개관 안갯속

입력 2018-05-08 00:05:04

수성구청 임시사용 승인 재검토-예약객들 대체 장소 물색 불가피

호텔수성이 막바지 공사가 한창인 컨벤션센터에 다음 달 말까지 60여 건의 예약을 잡으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예식을 앞두고 있는 혼주들은 구청이 하루빨리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호텔수성이 막바지 공사가 한창인 컨벤션센터에 다음 달 말까지 60여 건의 예약을 잡으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예식을 앞두고 있는 혼주들은 구청이 하루빨리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대구 수성구청이 호텔수성 컨벤션센터의 임시사용 승인 여부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막바지 공사가 한창인 호텔의 개관 시기는 안갯속이다. 양측 간의 대립이 이어지면서 미리 컨벤션센터에 예약을 잡은 이용객들만 큰 혼란을 겪고 있다.

◆수성구청, 호텔 승인 여부 원점 재검토

이달 초 구청은 기존 호텔 업무를 담당했던 공원녹지과를 배제한 'TF팀'을 구성해 호텔의 임시사용 여부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호텔수성 측에 전달했다. 기획조정실을 중심으로 건축과, 도로과 등이 참여한 TF팀은 원래 인가 조건들의 변경 여부를 검토하고, 민간 자문기관을 구성해 컨벤션센터에 대한 증축 허가가 가능한지 확인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 2014년 호텔 측이 약속한 주변 도로 확장 공사와 숙박동 증축 공사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성구청 관계자는 "지금까지 제기된 쟁점들을 재정리해서 문제가 없는지 살핀 후 전문가 그룹의 심의를 거쳐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텔을 둘러싼 논란은 구청 내부 감사로도 확대됐다. 홍성주 구청장 권한대행(부구청장)은 최근 호텔 업무를 담당했던 공원녹지과에 대해 공문서 유출 등을 이유로 감사를 지시했다. 감사 대상이 된 문서는 지난 2월 9일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 재임 시절 작성된 '호텔수성 조치계획'이다. 이 문건은 호텔 사정을 감안해 사용 승인 업무대행을 맡은 대구시건축사회의 보완 요청이 없으면 허가 조건을 지키지 않아도 임시사용 승인을 내준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호텔 측은 문건을 구청에서 전달받았고, 이를 근거로 컨벤션센터의 사용 승인을 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홍 부구청장은 "정상적인 의사결정 과정을 거치지 않은 구청 내부 문건이 민간 업자에게 전달된 경위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결혼식 예약 60건

호텔수성 측은 자금난에서 벗어나려면 임시사용 승인이 급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주변 상인들도 호텔 공사 지연에 따른 피해를 호소하며 대책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호텔 관계자는 "도로 공사는 70억원을 들여 거의 완공 단계에 이르렀고 숙박동도 컨벤션센터 준공 즉시 대출을 받아 완료할 계획"이라며 "자금 사정이 나쁜 상태여서 허가가 늦어지면 1천억원이 투입된 호텔 증축 사업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고 압박했다.

아직 문도 열지 않은 컨벤션센터에 다음 달 말까지 60여 건의 예약이 잡혀 있는 점도 논란이다. 호텔 측에 따르면 오는 11일 오후 6시 첫 예식을 시작으로 이달에만 30여 건의 예식이 예약돼 있고, 다음 달에도 예식 30여 건이 예정돼 있다. 언제 문을 열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무책임하게 예약부터 받은 꼴이다.

이 때문에 이번 주 내로 임시사용 여부가 확정되지 않으면 예약객들은 대체 장소 물색 등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달 중에 자녀의 예식을 예약했다는 한 혼주(70)는 "평생 한 번뿐인 예식이 눈앞에 다가왔는데 아직 예식이 가능한지조차 모르고 있다"고 답답해했다. 호텔수성 관계자는 "곧 사용 승인이 날 것으로 본다. 별다른 대책은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수성구청 관계자는 "사용 승인을 받지 않은 호텔에서 예식을 하는 것은 분명히 불법"이라며 "준공승인이 나지 않은 건물에 예식 예약을 받은 호텔이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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