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로당 IT봉사단 일대일 교육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9명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 이제 스마트폰은 세상과 소통하는 수단이 됐다. SNS뿐만 아니라 날씨, 지리정보, 교통, 결제 등 다양한 기능을 갖고 있다. 60대 이상 시니어들도 스마트폰 사용률이 늘고 있다.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2012년 20%이던 것이 2014년 41%, 2015년 53%, 2017년 76%로 높아졌다. 하지만 어르신들은 대부분 전화기 용도로만 사용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조금만 배우면 어르신들도 자신에 맞는 편리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대구경로당 광역지원센터 소속 어르신 IT봉사단 5인방이 '폰맹' 어르신을 위해 스마트폰 활용 교육에 나섰다. 매주 화목요일 어르신 눈높이에 맞춰 진행하는 일대일 교육 현장 속으로 들어가보자.
◆자판치기가 가장 힘들어요
대구노인회관 2층 IT교육장. 기다란 테이블에 둘러앉은 어르신 20여 명이 스마트폰 메시지창을 열어놓고 진지하게 글자를 입력하고 있다. 강사가 어르신들에게 노트북에 연결된 빔 스크린을 통해 천지인 자판을 사용하는 삼성폰과 나랏글 자판을 사용하는 LG폰에 대한 글자 입력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어르신 '손녀'를 쳐보세요. 삼성폰은 자판에서ㅅ ㅡ ㄴ 치고 칸 띄우기 버튼 누른 뒤 ㄴㅣ 치면 됩니다. LG폰은 자판에서 ㅅ ㅗ ㄴ 치고 ㄴ ㅓ 획 추가 단추 누르면 됩니다." 어르신들은 굵은 손가락으로 자판을 꾹꾹 누르기 시작했다. 일부 어르신들은 뜻대로 글자가 형성되지 않자 고개를 갸웃거린다. 옆에 있던 보조강사가 어르신에게 하나하나 글자 입력 방법을 설명해준다. "글자는 터치하듯 살살 누르고요. '손'자 다음 글자인 '녀'자는 ㄴ을 치고 ㅓ를 누르고 획 추가를 하세요." 어르신은 보조강사가 시키는 대로 자판을 치자 '손녀' 글자가 완성돼 신기한 듯 웃음을 지었다.
◆잠금화면에 손자 얼굴 "신기"
스마트폰 활용법을 배우는 어르신들은 스마트폰의 편리성에 감탄을 쏟아내고 있다. 처음엔 자판치기를 가장 힘들어했다. 최소한 상대방에게 메시지를 보내려면 자판을 익혀야 한다. 어르신들은 카카오톡에 대한 관심이 많다. 친구에게 인사를 하고 사진을 보낼 수 있어서다. 임길규(77) 씨는 "수신차단하기 기능이 편리하제. 집안끼리 안 좋은 일이 생겨서 싸웠구먼. 최근 통화번호를 꾹 눌러 수신거절해놨구먼. 전화 안 오니 마음 편해." 박이상(75) 씨는 "연락처 그룹 만들기가 편리하네. 친구끼리 모임을 자주하는데 일일이 연락한다고 애를 먹었지. 그룹을 만들어 모임 날짜, 장소를 한꺼번에 보낼 수 있어 편하구먼." 김순조(77) 씨는 "내 폰 잠금화면에 손자 사진 넣어두니 좋지라. 손자 보고 싶으면 폰만 꺼내 켜면 손자가 방긋 웃고 있잖아." 조영자(75) 씨는 "영상통화 가능한 카톡 페이스톡 기능도 좋구먼. 6남매 자식들과 함께 얼굴보면서 대화할 수 있으니까. 정말 신기해."
◆버스 탈 땐 카카오맵 활용을
교육 봉사자들은 "스마트폰의 몇가지 기능만 잘 활용해도 유용하다"고 한다. 버스를 타고 집에 가려고 할 땐 카카오맵 앱을 활용해 보라고 권유한다. 몇번 버스를 타야 하고 시간은 얼마 걸리고 환승은 어떻게 하는지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은 카카오택시 부르기가 편리하다. 카카오T 앱을 깔면 택시를 불러 목적지까지 갈 수 있다. 노안으로 시력이 나쁜 어르신들은 돋보기 기능을 활용하면 글씨를 크게 볼 수 있다. 어두워 잘 보이지 않으면 손전등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밤길에도 유용하다.
병원 파일을 한곳에 모아 놓으면 건강관리에 그만이다. 처방전, 조제 약국 등 사진을 찍어 파일로 저장해두면 다음 병원 방문 때도 유용하다. 약 알람 기능도 편리하다. 어르신들은 약 먹는 시간을 잊어버리기 쉬우나 이 기능을 활용하면 제때 약을 먹을 수 있다. 돈 관리, 장보기 기능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IT전문 봉사자 "재능기부 즐거워"
봉사자들은 어르신용 스마트폰 교육 교재를 직접 만들었다. 스마트폰 기본 조작, 연락처 관리, 길찾기, 열차표 예매 등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다. 봉사자들은 모두 3개월 과정인 KT 스마트폰 강사 양성과정을 수료했다. 이들은 어르신들을 위해 교육받은 재능을 기부하자는 뜻에서 2014년부터 봉사에 나섰다. 한 반 정원은 25명, 대기자만 100명이 넘을 만큼 인기다.
조희국(64) 강사는 컴퓨터활용능력 2급, 김의숙(65) 강사는 교사 출신 인성교육 전문가다. 김정흔(70) 강사는 ITQ OA MASTER로 2012 정보화대전 대상을 받았다. 장세훈(58) 강사는 그래픽기술자격 1급을 갖고 2015 국민행복IT경진대회 대상을 받았다. 곽해정(69) 강사는 워드프로세서 1급, 사진기능사 자격증을 갖고 있다.
조희국 강사는 "노후에 거동이 불편해 움직을 수 없을 때 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마지막 창구가 스마트폰이다"며 "어르신들이 스마트폰을 조금만 배우면 기본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