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핵폐기 로드맵 없어"-민주당 "뭘 해도 다 반대"

입력 2018-05-02 00:05:00

남북 회담 성과 놓고 대충돌…홍준표 "감성팔이로 대처"-우원식 "국민 82%가 만족"

남북 정상회담 성과를 두고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이 치열한 공방전을 이어갔다. 한국당은 "완전한 핵폐기 없는 평화는 위장평화일 뿐"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고, 민주당은 성과를 깎아내리려는 한국당을 향해 맹공을 퍼부었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1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작금의 한국 안보 상황은 누란의 위기"라고 규정하고 "남북이 감상적 민족주의에 사로잡혀 감성팔이로 북핵 문제에 대처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보수층 결집을 위한 정치적 목적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다"고 선을 그으며 "완전한 핵폐기가 없으면 5천만 국민은 북핵의 노예가 될 뿐"이라고 강조했다.

장제원 수석대변인도 오전에만 남북 관계와 관련한 논평을 세 차례나 쏟아냈다. 그는 "문재인 정권 핵심인사들의 김정은 마케팅이 낯간지러워 민망하기까지 하다"며 "김정은의 신뢰도가 하늘을 찌르고 이제 대한민국 차기 지도자 1순위가 될 지경"이라며 정상회담과 관련한 정부의 후속 브리핑을 비꼬았다. 또 청와대의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 동의 추진에 대해 "핵폐기 로드맵조차 없이 비용 추계도 안 된 합의서를 국회가 제대로 심의도 하지 않고 무조건 도장부터 찍으라는 것"이라며 불응 입장을 확고히 했다.

민주당은 여론이 남북 정상회담을 긍정 평가하는 것으로 보고 한국당에 대한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한 여론조사에서 회담 성사에 국민 82.4%가 만족한 것으로 나타났고, 한반도 비핵화 합의에도 78.9%가 만족을 표시했다"고 밝혔다.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홍 대표는 갈라파고스 섬에 혼자 사는 것 같다"며 "평화를 향한 민족적 대장정에 함께해 달라. 제발 덜떨어진 소리 좀 그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도 "잘해도 반대, 못해도 반대는 못된 심보"라며 "민심에 역행하는 '셀프 왕따'로 고립무원을 자초하게 될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민주당은 회담 평가를 놓고 한국당 내부에서 잡음이 이는 것을 두고도 직격탄을 날렸다. 백혜련 대변인은 "선거를 앞두고 후보들이 당 대표와 선 긋기에 나선 한국당은 '따로국밥 정당'"이라며 "철 지난 북풍(北風)의 추억에 빠져 있는 홍 대표가 애처로울 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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