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시신이라도 교환하고 자유로운 왕래 여건 조성을
"얼마나 목 빠지게 기다렸는데요. 그동안은 매번 실망했지만 이번만큼은 성과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평양에서 성장한 이산가족 1세대 김윤국(87) 씨는 이번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실향민들에게도 기쁜 소식이 전해지길 간절히 바랐다. 김 씨가 가족들과 생이별을 한 건 고교 2학년 때 학도병으로 징집되면서였다. 그는 강원도 영월에서 국군에 귀순해 대구에 정착했다. 그는 "그때는 가족들과 이렇게 오랫동안 떨어질 줄 몰랐다. 혈혈단신으로 내려와 북에 계시는 부모님과 다섯 살 터울 여동생은 생사도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여전히 생생한 고향 풍경이 꿈에 나타날 만큼 그리움은 말로 할 수 없다.
실향민 2세대 진원철(67) 씨도 아픔을 안고 살아왔다. 평안남도 중화군이 고향인 부모님은 1'4후퇴 때 남쪽으로 내려왔다. 진 씨는 "부모님은 명절이면 늘 밥상 앞에서 눈물을 보이곤 하셨다. 그래서 어렸을 때는 명절이 정말 슬픈 날인 줄 알았다"면서 "늘 고향을 그리던 어머니는 화장해 고향땅에 뿌려달라는 유언을 남긴 채 지난해 돌아가셨다. 91세인 아버지는 여전히 고향땅을 그리고 있다. 하루속히 좋은 소식이 들려왔으면 한다"고 털어놨다.
실향민으로 오랜 아픔을 겪은 이들은 남북 정상이 합의한 8월 15일 이산가족 상봉 이상의 전향적인 조치가 마련되길 희망했다. 지금까지 소수에게 주어진 일회성 상봉을 제외하곤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기 때문이다.
진 씨는 "남북 정상이 만날 때마다 기대감이 있었지만 실망감도 컸다. 분위기만 조성해놓고 지속되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는데 작은 현안 한 가지라도 매듭을 지어야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마음 한편에는 이번만은 다를 거라는 기대도 크다. 김 씨는 "문재인 대통령도 실향민 출신으로 이북에 친척이 있는 이산가족의 일원이라 그 아픔을 다 알고 있다. 김정은도 스위스에서 조기유학을 했기에 열린 사고방식을 갖췄으리라 기대한다. 이번만은 다르지 않겠나"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정상회담을 전후해 실향민들끼리 삼삼오오 모이는 자리가 마련될 예정"이라며 "서신이라도 교환하고 나아가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다면 이산가족들의 한이 풀릴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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