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분단 한반도 '빅뱅' 오나…남북 정상회담의 아침 밝았다

입력 2018-04-27 00:05:00

北 최고지도자 첫 남한行, '비핵화' 대타협 전환 나서…교류 협력 시대 개막 기대

남북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오후 경기도 파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내 T2와 T3 사이 군사분계선 앞에서 우리 측과 북한 측 경비병이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가운데)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여기서 처음 만나 한반도의 새로운 미래를 논의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남북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오후 경기도 파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내 T2와 T3 사이 군사분계선 앞에서 우리 측과 북한 측 경비병이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가운데)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여기서 처음 만나 한반도의 새로운 미래를 논의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1950년부터 3년 동안 6'25전쟁이라는 동족상잔(同族相殘)의 아픔을 겪은 한반도가, 그 이후 70년 가까이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도 남아 있는 전쟁에 대한 공포를 완전히 걷어내는 역사적 시험대에 올랐다. 한반도 분단 역사가 만들어진 뒤 처음으로 북한 최고 지도자가 우리 측으로 넘어와 우리 대통령과의 만남을 통해 평화를 향한 대타협에 나서는 것이다.

남측은 실질적 공포로 다가온 북한의 핵을 완전히 폐기하는 결론을 이끌어내 한반도의 안보 불안을 완전히 해소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동시에 북측은 체제 유지의 핵심으로서 그간 협상 대상이 결코 될 수 없다고 단언해왔던 핵을 남북 협상 과제로 전격적으로 선정, 이번 정상회담은 과거와는 확연히 다른 상황을 만들어냈다. 한반도가 새로운 평화체제를 실현하는 '빅뱅 현장'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조성하고 있는 것이다.

27일 정상회담은 앞서 이뤄졌던 2000년, 2007년의 두 차례 회담과는 회담 의제부터 완전히 다르다. 과거 두 차례 회담이 남북관계 개선에 집중했다면 이번 회담은 북한 비핵화라는 한반도 평화 정착의 핵심 전제조건을 바로 회담 탁자 위로 가져다 놨다. 북한은 이번 정상회담을 엿새 앞둔 지난 21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핵실험'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중단이라는 그동안 전혀 볼 수 없었던 신뢰 조치를 통해 비핵화로 나아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함으로써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의 기대감까지 키웠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23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북한 핵 동결 조치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중대한 결정"이라고 환영하면서 "남북'북미 정상회담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청신호"라고 평가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측의 핵 폐기 결정을 전격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다면 북한도 적극적으로 원해 온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는 길이 함께 열리는 것은 물론 남북 교류의 물꼬도 트이게 돼 글자 그대로 한반도는 '평화와 교류'협력의 시대'로 진입하는 역사적 대전환점에 서게 된다.

전봉근 국립외교원 교수는 26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남북 정상회담 메인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비핵화'평화 정착 및 남북관계 발전' 전문가 토론회에서 "북한은 현재 불법적인 핵무장 국가이다. 핵 포기 의사를 아직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핵무장국이라는 불법적인 지위가 지속하고, 대북 제재도 계속될 수밖에 없다"며 "북한이 제재에서 벗어나려면 완전한 비핵화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 국제사회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우리 민족 스스로의 선택이 아닌 한반도 주변 열강의 각축 속에 분단이라는 비극적 상황으로 이어졌던 만큼 비핵화 수준 등 이번 정상회담의 결과물은 미국의 동의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의견이다. 남북 정상회담에 뒤이어 진행되는 북미 정상회담의 길잡이가 될 수 있는 수준까지는 합의가 도출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이번 남북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평화 정착에 대한 모든 의제를 하나의 바구니에 담는 포괄적 합의를 이뤄야 한다"며 "남북 정상회담에서 다루는 의제의 대상과 범위가 북미 정상회담과 일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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