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벤션센터 사용승인 자진 철회, 호텔수성 꼬여만 가는 영업 개시

입력 2018-04-27 00:05:00

건축사協 '숙박 동 완성' 문제 삼아…호텔, 준공 반려 우려에 협의 나서

대구 수성구 호텔수성의 일부 영업 개시를 둘러싸고 호텔 측과 수성구청이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 호텔 측이 임시사용승인 신청을 스스로 철회하고, 구청 측은 전임 구청장과 현 직무대행 간에 사용승인 결재가 부적절했다며 내부 갈등까지 빚어서다.

24일 호텔수성은 컨벤션센터에 대한 동별 사용승인(임시사용승인) 신청을 스스로 철회했다. 건물 감정을 맡은 대구시건축사협회가 지난 2014년 구청이 호텔의 증축공사를 승인하면서 내건 '부대시설(컨벤션 동)은 주시설인 숙박 동(증축분) 사용승인 이전에는 사용승인을 요청할 수 없다'는 조건을 문제 삼았기 때문이다. 해당 조건대로라면 호텔은 숙박 동을 완공하기 전에는 컨벤션센터를 사용할 수 없다.

준공 신청이 반려될 것을 우려한 호텔은 구청과 협의를 거쳐 재신청하기로 했다. 수성구청은 올해 초 설비 미비를 이유로 사용승인 요청을 한 차례 반려한 바 있다. 다시 준공이 연기된 호텔 측은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숙박 동의 경우 이미 공정률이 75%에 달하는데도 임시사용승인이 미뤄져 은행 대출이 막히고 공사가 중단됐다는 것이다.

호텔 측이 억울해하는 이유는 또 있다. 지난해 2월 호텔 측 사정을 감안한 구청이 해당 조건을 지키지 않더라도 사용승인 요청을 할 수 있도록 약속했다는 것이다. 지난 2월 9일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 재임 시절 작성된 '호텔수성 조치계획'에 따르면 부도 등 사회적 혼란을 최소화하고자 사용승인 업무대행을 맡은 대구시건축사협회의 별다른 보완요청이 없을 경우 컨벤션 동에 대한 사용을 승인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전 청장은 해당 계획을 세운 직후인 2월 12일 구청장직을 사퇴하고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했다.

당시 해당 업무를 담당한 구청 관계자는 "수익성이 높은 컨벤션 동만 짓고 숙박 동은 짓지 않을 것이란 우려 때문에 그런 조건을 달았지만 공정률이 70%를 넘으면 준공된다고 보고 사용승인 요청을 할 수 있도록 했다"며 "다만 3층 예식장(회의장)은 쓰지 못하도록 하고, 나머지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 건축 허가를 취소한다는 조건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홍성주 수성구청장 직무대행(부구청장)은 전임 구청장이 사퇴 직전에 세운 조치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인가 조건대로 숙박 동을 먼저 완성하는 게 원칙이라는 것.

홍 직무대행은 "전임 청장이 약속한 내용을 그대로 따르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해당 계획을 철회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며 "호텔의 어려운 사정은 알고 있지만 준공 승인을 하기엔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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