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포항지진, 지열발전과 연관 가능성"

입력 2018-04-27 00:37:06

김광희 부산대 교수 등 참여, 연구 결과 실린 논문 나와

작년 11월 발생한 포항지진(규모 5.4)과 인근 지열발전소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포항지진과 지열발전소 간 연관성은 지진 발생 당시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이는 가능성을 점칠 수 있는 요인 중 하나이며 검증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런 연구 결과가 실린 논문이 나오며, 학계에선 이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광희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와 이진한 고려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 등이 참여한 국내 연구진은 27일 "포항지진이 지열발전을 위한 유체 주입(물 주입)으로 생긴 '유발지진'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유발지진은 사람의 활동으로 발생한 지진을 일컫는다. 연구 결과는 이날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실렸다.

연구진은 작년 11월 10일 포항 지열발전소 인근에 지진계를 설치, 임시관측망을 마련했다. 공교롭게도 연구진이 지진계를 설치한 지 5일 뒤인 15일,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다.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진(前震)과 본진(本震)의 발생 위치가 물 주입을 위해 만든 시추공의 위치와 거의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6∼2017년 물 주입이 있을 때 규모 2.0 이상의 지진이 자주 발생한 점, 시추공 완공 전인 2012∼2015년에는 이 지역에 규모 2.0 이상의 지진이 한 차례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도 연관성의 근거로 제시했다.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 독일 포츠담대 등이 참여한 국제 공동연구진 '디스트레스'(DESTRESS)도 작년 포항지진의 본진과 46회의 여진이 지열발전소 반경 2㎞ 이내에서 일어났으며, 지진을 발생시킨 것으로 추정되는 단층이 시추공의 밑부분을 통과한다는 점을 근거로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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