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와 80년대 미국 캘리포니아주 일대에서 40여 건의 강간과 10여 건의 살인을 저질러 '골든 스테이트(캘리포니아주) 킬러'라는 별칭이 붙은 용의자가 42년 만에 체포됐다.
미 역사상 최악의 미제 사건 가운데 하나로 꼽혔던 이번 사건이 40여 년 만에 풀리게 됐다는 점에 더해, 전직 경찰관인 용의자가 당시 경찰 신분으로 끔찍한 살인 행각을 벌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미 전역이 충격에 빠졌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새크라멘토 경찰은 두 건의 살인 혐의로 조지프 제임스 드앤젤로(72)를 붙잡아 송치했다고 25일(현지시간) 밝혔다.
검찰은 일단 두 건의 살인 혐의로 드앤젤로를 기소했으나 DNA 대조를 통해 그가 '골든 스테이트 킬러'라는 사실을 뒷받침할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그러나 수사상의 이유로 DNA 증거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또 DNA를 어떻게 확보했는지 등은 밝히지 않았다.
다만 드앤젤로는 불과 지난주까지만 해도 용의 선상에 전혀 오르지 않았던 인물이나 DNA 분석을 통해 그가 '골든 스테이트 킬러'라는 사실을 확신하게 됐다고 밝혔다.
드앤젤로는 주로 복면을 하고 무장한 상태로 혼자 사는 여성, 혹은 남편이나 아이와 함께 있는 여성의 집을 골라 침입한 뒤 강간과 살인 행각을 벌여왔다고 경찰은 말했다.
드앤젤로가 범행 장소로 물색한 가옥은 100여 채에 달하고 강간 피해자가 45명, 피살된 희생자는 12명에 달한다.
뉴욕타임스(NYT)는 그가 1976년부터 1986년까지 10년 동안 캘리포니아 일대에서 총 120여 건의 주거침입'강도, 최소 12명 살인, 최소 45명 강간을 저지른 혐의를 받는다고 전했다.
피해자의 연령은 적게는 13세부터 많게는 41세까지 다양했다. 피해자 가운데는 커플이 있는가 하면 피해자를 가족이 보는 앞에서 잔인하게 살해한 경우도 있었다.
첫 범죄는 1976년 여름에 일어났다. 새크라멘토 카운티 동부의 한 가정집에 남성이 침입해 젊은 여성을 성폭행했다는 신고가 접수된 것이 그 시작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경찰은 그를 단순 강간범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범행은 날이 갈수록 대담해졌다.
경찰은 같은 남성이 몇 주 뒤 다시 성폭행을 저지른 것을 확인했다. 이런 범행이 반복되며 1년 뒤에는 새크라멘토 일대에서 성폭행당한 여성이 수십 명에 달했다. 이 중에 가장 어린 13세 소녀는 가족들이 집에 있는 상황에서 성폭행당했다.
범죄도 성폭행에서 그치지 않고 살인으로 발전, 벽난로용 통나무로 2명을 때려 숨지게 하는가 하면 개를 데리고 산책하던 중 총으로 살해당한 커플도 있었다.
그는 1986년 어바인에서 18세 여성을 성폭행한 뒤 폭행해 살인한 것을 마지막으로 자취를 감췄다.
이후 수십 년이 흘렀지만 무차별적인 범죄 대상과 잔혹한 범죄 방식으로 그는 '골든 스테이트 킬러' '오리지널 나이트 스토커' '동부지역 강간범' 등의 호칭으로 불리며 캘리포니아 주민들을 공포에 떨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미국판 화성 연쇄살인범'이라 할 수 있는 이 골든 스테이트 킬러의 정체가 전직 경찰이었다는 점에서 충격을 더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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