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 필요성 각인 실익 챙겨야
남북정상회담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분단 이후 처음으로 판문점 남측 지역에서 개최된다는 역사적 의미와 북한지도자가 한국 땅을 밟는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어서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이번 회담은 1950년 6월 25일 발발한 한반도 전쟁을 종식시키는 출발점이 된다는 기대 때문에 더 특별하다.
이번 회담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회 위원장이 참석하는 남북한 대표 간의 만남이지만 중첩적인 의미가 있다. 우선은 전력 탐색을 위한 맛보기 게임이 아니라 진검승부를 벌이는 결전장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기존 회담들과 다르다. 왜냐하면 휴전상태인 6'25전쟁을 완전히 종결하는 문제와 태평양전쟁 이후 동아시아를 규정해 온 샌프란시스코체제의 전환문제가 핵심쟁점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회담의 실제적 주체는 남북한 정부가 아니라 6'25전쟁 휴전협정 당사국인 미국과 중국이 될 것이다. 지난해 4월 플로리다에서 개최된 시진핑-트럼프 회담에서 이미 그 전조가 있었다. 두 시간 이상 진행된 양자 간의 밀담에서 시진핑이 트럼프에 속삭인 "한반도는 지난 수천 년 동안 중국에 속해 있었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이 때문에 이번 남북한 정상회담은 치밀한 계산이 필요하다.
우선은 명분을 세워야 한다. 세계인들에게 한반도의 평화가 동북아 나아가 세계평화의 초석이 된다는 사실을 각인시켜야 한다. 6'25전쟁 그리고 근대화 과정에서 도움을 준 주변국들을 의식하면서 한반도 분단과 남북한 군사대치가 초래한 엄청난 인적'물적 자원의 낭비와 불합리한 역사를 보여주어야 한다.
그래야 6'25전쟁 종결의 당위성을 설득할 수 있다. 그동안 동북아 평화를 위해 헌신한 한국의 역할도 부각시키고 정당한 몫을 챙기는 것도 필수다.
이를 위해서는 36계 전략의 첫 번째인 만천과해(瞞天過海)의 계를 구사해야 한다. 다시 말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 미중 양국의 이익을 해치지 않으며 오히려 득이 된다는 사실을 보여주어야 한다. 벌써 미국은 관세 폭탄, FTA조정, 주한미군분담금인상 등의 계산서 폭탄을 던지고 있다. 중국도 사드를 핑계로 한 통상 지뢰 공격을 가하고 있다. 북한은 이미 핵실험 중단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그리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중단하겠다는 미끼를 던져 선제대응하고 있다.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최소한 말 잔치라도 푸짐하게 벌여야 한다. 중국에는 일대일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하고, 미국에는 이 모든 결과들이 트럼프가 행한 전방위적인 압박과 중국과의 공조협력의 결과라고 부추겨 주어야 한다.
그다음은 실익을 챙기는 것이다. 남북한 간에도 주고받는 선물과 실익이 있어야 한다. 김정은의 발언에 '독도'만 있어도 성공이다. "그동안 독도 관리에 고생이 많았다. 앞으로도 잘 관리해 달라"는 언급만으로 충분하다. 그러면 우리의 독도가 되고, 앞으로 함께할 사업과 지향점을 공유하게 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36계 마지막 전략인 '도망(走)'을 구사해야 한다. 도망도 전략이다. 6'25전쟁과 한반도 분단이라는 굴레에서 도망가야 한다. 그래야 전쟁 불안을 떨치고 안심하고 살 수 있다. 동북아 냉전패러다임의 속박에서 도망가야 한다. 그래야 주변 강대국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정상적인 국가로 공존할 수 있다. 물처럼 부딪치지 않고 낮은 곳에 임하여 허물을 덮는다는 상선약수(上善若水)의 이치대로 한다면 이번 남북 정상회담은 우리가 가진 모든 마음의 벽을 허물고 새로운 시대를 여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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