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죽장면 체험농업인 손강호 씨 "싱싱한 산나물, 현지에서 직접 요리해 먹어요"

입력 2018-04-25 00:05:00

고랭지 재배 140여종 식재료 바로 만들어 먹는 환경 제공

손강호(오른쪽) 씨와 체험농업을 협업하고 있는 곰취 밭 농부가 곰취를 손보고 있다. 배형욱 기자
손강호(오른쪽) 씨와 체험농업을 협업하고 있는 곰취 밭 농부가 곰취를 손보고 있다. 배형욱 기자

포항 죽장면 상옥은 해발 400~500m에 자리 잡고 있고, 95%가 산지로 둘러싸여 있다. 이런 환경에 아이디어를 얻은 한 농부가 최근 '체험농업'이라는 상품을 개발해 내놨다. '삼시세끼'나 '도시어부' 같은 TV 프로그램 내용처럼 지역 음식으로 직접 요리해 먹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것이다. 농촌지역에서 보면 관광과 지역 재배 상품을 판매하는, 이른바 융복합 사업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상옥은 강원도 특산물인 곰취 등 흔치 않은 고랭지 재배 농산물을 쉽게 구할 수 있어, 제대로만 운영된다면 '대박'이 날 가능성도 크다.

이 상품을 개발한 체험농업장 농부 손강호(51) 씨는 "상옥에는 140여 종에 달하는 식재료가 생산된다. 대부분이 고랭지 재배를 통해 생산된 지역 특산품으로, 어디에 내놔도 으뜸 상품이다. 이런 상품임에도 상옥을 찾은 관광객들이 직접 현지에서 구매해 먹을 장소가 없다는 것이 안타까웠다"며 "그래서 착안한 것이 구매한 상품을 직접 요리해 먹을 수 있는 체험장을 만드는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로컬푸드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주말인 지난 21일부터 이틀간 손 씨와 체험농업을 협업하는 상옥 친환경센터 유통조합 작목반은 외지 손님들을 초대해 첫 시범운영을 진행, 성공적인 행사를 치렀다. 여기서 힘을 얻은 손 씨와 작목반은 이 사업과 연계한 다양한 상품 개발에 들어갔다. 요리장에 배치된 된장 등이 맛이 좋다면 된장을 만든 주민과 연결해 주문 배달을 하든지, 나아가 된장 판매 계약을 맺든지 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생각 중이다.

이 사업이 상옥지역 농사에 변화를 줄 수도 있을 것이란 기대도 나오고 있다. 상옥은 주로 토마토나 감자 등 밭농사 위주였고, 산나물과 관련된 농업은 크게 발달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손 씨 등은 최근 산림청에 산나물 채취권을 신청, 조만간 허가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상옥 산에선 다음 달부터 음나물, 가죽나물, 음나물순, 다래순나물 등 영양가 높은 산나물들이 쏟아져 나와 지역 농가 소득을 높일 것으로 주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작목반에선 사계절 지역 관광자원과 연계한 다양한 상품도 개발 중이다.

손 씨는 "유럽이나 일본은 지역 특산물을 찾아다니며 먹는 로컬푸드 투어가 활성화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로컬푸드라는 이름을 내건 식당들이 운영되고 있긴 하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음식을 모두 만들어 판매하는 '식당' 수준밖에 되지 않아 로컬푸드의 취지와 맞지 않다"며 "이런 면에서 진정한 의미의 로컬푸드를 즐길 수 있는 상옥 체험장을 많이 찾아 건강도, 행복도 챙겨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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