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선주운남동 가암리서
탁청(濯淸) 신덕균(1880~1944) 선생의 추모제가 22일 구미시 선주운남동 탁청재사(濯淸齋舍)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는 탁청 선생의 제자와 그 가족, 후손 등 50~60여 명이 참석했던 예년의 추모제와는 달리 탁청 선생의 직계 후손들만 참석해 조촐하게 진행되었다.
탁청 선생의 손자 신부철 씨는 "할아버지의 마지막 제자분이 지난해 구순(九旬: 아흔살)을 일기로 돌아가시면서 추모제는 후손들 만의 행사가 되었다"고 말했다.
탁청 선생은 조선 말기인 1880년 구미 선주운남동 대성저수지 아래 마을(가암리)에서 태어난 뒤 1899년부터 성주의 순암 이탁모(1857~1911) 선생으로부터 글을 익혔다. 학문으로의 열정과 뛰어난 인품을 인정한 순암 선생은 조선시대 말기 대유학자인 간재 전우(1841~1922) 선생에게 추천했다. '탁청'(濯淸)이라는 호는 '후래의 혼탁한 기질을 씻어내어 본연의 맑은 본성을 밝히라'는 뜻에서 간재 선생이 직접 지어주신 것이다.
탁청 선생은 구한말과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선비정신으로 민족의 혼을 일깨우고 일생을 학문탐구와 후학 교육에 헌신했으며, 일제의 단발령과 민적법에 완강하게 저항하고 끝까지 대의를 지킨 것으로 유명하다. 선생의 가르침을 받기 위해 구미(선산), 성주, 금릉(김천) 등지에서 제자들이 모여 들었다.
해방 후 제자들은 청선계(淸善契)를 조직해 매년 탁청 선생을 추모해 왔으며, 1999년 선생의 시(詩) 서(書) 제문(祭文) 등을 모아 '국역 탁청유고'를 발행했다. 제자들은 또 탁청 선생을 지속적으로 추모하기 위해 십시일반으로 모아 마련한 전답이 도시개발에 따라 수용되자, 그 보상금으로 2002년 태어난 곳인 선주운남동에 탁청재사와 유적비를 건립했다.
후손 신홍식 씨는 "그동안 제자분들의 노력과 정성에 의해 할아버지의 민족정신과 선비정신을 기릴 수 있었다"면서 "이제는 탁청재사를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교훈을 줄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사명감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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