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봉사단체를 찾아서] 햇살누리문화예술단

입력 2018-04-24 00:05:01

7년 동안 60차례 소외이웃 찾아 재능기부

햇살누리문화예술단은 지난 14일 영천 실버요양원에서 가요, 국악, 민요, 스탠딩 코미디 등 공연 봉사를 했다. 햇살누리문화예술단 제공
햇살누리문화예술단은 지난 14일 영천 실버요양원에서 가요, 국악, 민요, 스탠딩 코미디 등 공연 봉사를 했다. 햇살누리문화예술단 제공
박상원 단장
박상원 단장

"우리 주위에는 음지에서 생활하는 분들이 많아요. 그분들께 대중가요, 국악, 민요, 스탠딩 코미디 등 순수 재능기부를 통해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어요."

지난 14일 오후 1시 영천 실버요양원 휴게실. 어르신 50여 명이 무대 앞에 모여 있다. 음향기기에서 김세환의 노래 '사랑하는 마음'이 잔잔하게 흐르고 있다. 봉사자들은 어르신께 각자 소개를 한 뒤 개인곡, 단체곡으로 노래를 선물했다. 가요, 민요 등 음악이 울리자 어르신들은 손뼉을 쳤다.

이번에는 봉사자가 '밀가루와 밀가리의 차이점'에 대한 코미디를 들려주었다. 어르신들은 모두 웃음보가 터졌다. 무대 마지막에는 디스코 메들리의 신나는 음악이 나왔다. 봉사자, 어르신들이 함께 노래를 부르고 춤추며 뜨거운 어울림 무대가 됐다. 이날 음악 봉사는 햇살누리문화예술단이 주최했다.

햇살누리문화예술단은 2011년 11월 비영리 법인체로 설립됐다. 박상원(66) 단장이 복지시설, 요양원 등 환우들에게 삶의 향기를 불어넣기 위해 만들었다. 예술단 명칭은 '밝은 햇살이 온누리에 비치다'라는 뜻을 담고 있다. 예술단은 매월 1회 정기 봉사를 하고 있다. 7년 동안 60여 차례 소외 이웃을 찾아 재능기부 공연 봉사를 했다.

현재 단원은 9명(남성 4, 여성 5명)으로 나이 50, 60대의 전직 교수, 헤어디자이너, 가요 강사, 회사원, 단체장 등이 동참하고 있다. 경산 하양에 사무실을 둔 예술단은 영천, 청도, 대구, 구미 등지에서 봉사를 하고 있다. 단원들은 매달 두 차례 사무실에 모여 음악 연습을 하고 있다. 회비는 1인당 월 2만원씩 내고 있다.

"단원들은 한때 모두 가수를 꿈꿨던 사람들이에요. 자신의 재능을 활용하기 위해 순수한 봉사정신으로 모였죠. 항상 가족적인 분위기 속에 운영되므로 단원들의 일체감이 대단해요."

햇살누리문화예술단은 까다로운 입단 절차를 거쳐 단원을 선발하고 있다. 신입 예정자는 전 단원이 참석한 자리에서 오디션을 거친다. 인품, 가창력, 봉사정신 등을 채점해 합격해야 단원 자격이 주어진다. 단원들의 가창력은 가수에 버금갈 정도다. 기관단체에서 인기가 많아 2, 3개월 전에 미리 공연 예약을 받고 있다.

예술단은 비정기적인 공연도 매년 2회 열고 있다. 5월에는 야외음악회를 연다. 색소폰, 난타, 국악 등 다른 게스트팀을 초청해 함께 공연을 하고 있다. 추석에는 하양 꿈바우공설시장에서 추석맞이 대공연을 한다. 전통시장 활성화와 지역민을 위한 공연으로 행사당일 초만원을 이루고 호응도가 대단하다.

단원들의 봉사 열정도 대단하다. 대학교수 출신인 박상원 단장은 사회를 보면서 스탠드 코미디를 잘한다. 어르신들에게 즐거운 이야깃거리로 웃음을 선사한다. 색소폰도 10년째 불고 있다. 작년엔 자신이 좋아하는 옛 노래 18곡을 담은 '추억의 노래를 찾아서' 앨범을 냈다.

헤어디자이너 김유리, 가요 강사 정진아 단원은 음악 장르가 다양하고 무대 장악력이 뛰어나다. 회사원 한지훈 단원은 노래 실력이 기성 가수를 뺨칠 정도이다. 특히 음향감독을 맡고 있는 임성하 단원은 예술단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그는 공연이 있을 때마다 자신의 최고급 음향시설을 갖고와 단원들의 공연 봉사를 돕고 있다.

박상원 단장은 "예술단은 대형 야외음악회와 햇살누리 단체 CD 음반 제작을 준비하고 있다. 단원도 3명 정도 추가 영입할 계획이다. 봉사정신이 투철한 분이 있다면 입단을 바란다"고 말했다. 문의 010-4503-7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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