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회 간부들 "당선 돕자", 식당서 한 시민이 전 과정 촬영
상주시가 대한노인회상주시지회 산하 580개 경로당에 예정에 없던 안마기구 등 물품지원비 15억원을 번개 편성해 선거용 논란이 일고 있는(본지 4월 10일 자 10면 보도) 가운데 이정백 상주시장이 예산 편성 며칠 후 이들 대한노인회 간부들과 횟집에서 선거대책 오찬모임을 가진 사실이 확인됐다. 특히 이 시장 3선 성공을 위해 뜻을 모으자는 이날 오찬모임 전 과정이 한 시민에 의해 모두 촬영돼 파장이 예상된다.
상주시의 선심성 추경예산 철회를 요구하며 성명을 냈던 정부개혁시민연대(공동대표 김동육 등 3인)는 20일 경북지방경찰청 수사과에 관련 동영상과 공증녹취록을 제출하고 공직선거법위반 및 사전선거운동혐의로 이 시장과 노인회상주지회장 A씨 등을 고발했다.
해당 동영상은 경로당 물품구입비 편성 4일 후인 10일 낮 12시 39분쯤부터 30분간 시내에서 멀리 떨어진 한 횟집의 개방된 홀에서 촬영됐다. 이 시장은 이곳에서 A지회장을 비롯한 노인회 핵심회원 등 6명과 오찬을 했다. 이 자리에는 전 기관단체장 출신 B씨 등 지역유지들도 일부 포함돼 있었다.
40분 남짓한 오찬시간 내내 오고간 발언 대부분은 상주시장 선거와 관련된 것이었다.
먼저 한 참석자가 이정백 시장에게 "많이 자시고(먹고) 많이 마시고 건강해야지 모든 게 다 (잘)돌아간다"는 말로 시작됐다. A지회장은 참석자들에게 "우리 회원이 각자 자리에서 관심을 갖고 (이정백 시장) 3선을 할 수 있도록 뜻을 모아줄 것을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했고 일부 회원은 "우리 노인복지를 위해서 정책을 잘 꾸리는 어른을 적극 지지하겠다"고 했다.
이에 이 시장이 "감사합니다. 이렇게 (여러분들이) 오셔서 은혜에 보답하도록 하겠습니다"라고 화답하자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후에도 선거 관련 이야기가 오고 가던 중 A지회장은 참석자들에게 "그런 거 다 삭제해야 돼 응? 더 이상…"이라고 자신들만이 알 수 있는 당부를 했다. 이어 식당종업원이 "계산서 써드릴게요"라고 하자 이 시장이 "예"라고 답했는데 정작 계산은 한 참석자가 카드로 결제하는 석연찮은 모습도 촬영됐다.
당시 오찬 상황은 옆 칸에서 식사하던 한 시민의 휴대전화에 모두 촬영됐고, 매일신문은 영상과 녹취록을 모두 확인했다. 경북경찰청은 시민단체의 고발장이 접수됨에 따라 수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이정백 시장에게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