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일의 마당 깊은 집' 내년 초 문 연다

입력 2018-04-23 00:05:00

중구청 리모델링 설계 완료…이르면 6월 착공 연말 완공, 남성동경로당 대체 부지로

9년째 표류하던 '마당 깊은 집 문학관'(본지 2016년 11월 14일 자 21면 보도)이 '김원일의 마당 깊은 집'이라는 새 이름으로 내년 초 문을 열 전망이다.

대구 중구청은 최근 '마당 깊은 집' 터로 선정된 옛 남성동경로당 건물의 외장 리모델링 설계용역을 완료한 데 이어, 체험공간과 전시시설 등 내부에 조성될 콘텐츠의 실시설계 및 제작 용역 입찰공고를 냈다. 이르면 6월 착공해 올 연말까지 공사를 끝내고 내년 1월 문을 열 계획이다.

지난 2009년부터 추진되던 '마당 깊은 집 문학관' 조성 사업은 부지 매입 문제와 예산 확보 등이 벽에 부닥치면서 사실상 중단된 상태였다. 그러나 지난 2016년 소설가 한강이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맨부커상'을 수상하면서 대구를 배경으로 한 소설 '마당 깊은 집'을 적극적으로 조명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됐다.

이에 따라 중구청은 높은 지가로 매입에 난항을 겪던 원래 '마당 깊은 집' 대신 구청 소유인 인근 남성동경로당을 대체 부지로 선정했다. 국'시비 확보에 상관없이 설계 및 건축비 9억원만 구비로 충당하면 사업 진행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올 초에는 '문학관'이라는 이름이 시민들에게 어렵게 느껴진다는 자문회의의 결과를 수용해 '김원일의 마당 깊은 집'으로 이름을 바꾸고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들어갔다.

'김원일의 마당 깊은 집'은 단층 한옥 안에 다양한 체험 및 전시 콘텐츠로 채울 전망이다. 작품 내용을 알려주는 디오라마(3차원 축소 모형)가 설치되고 전후 대구 피란민의 삶 등 당시 시대상을 보여주는 자료사진과 소품들이 전시된다. 아울러 소설 속 길남이네 식구가 살았던 방을 재현하고, 양키시장과 헌 군복, 미군부대 PX 물건 등 작품에 나오는 소재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된다.

최춘실 중구청 도심활성화지원단장은 "'마당 깊은 집'이 들어설 계산동은 이상화, 이장희 등 문인들이 활동했던 곳으로 문학체험관광의 중요 지점"이라며 "연 200만 명 이상 방문하는 근대골목투어와 연계하면 새로운 명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마당 깊은 집'은 1988년 6월 소설가 김원일이 발표한 장편소설이다. 한국전쟁 이후 대구 중구 '종로통'(현재의 장관동 일대)을 배경으로 당시 피란민들의 삶을 상세히 묘사한 명작으로 평가받는다. 김원일은 1966년 매일신문 '매일문학상'에 단편소설 '1961'알제리'가 당선되면서 등단한 한국 대표 소설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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