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교육, 부모됨의 길을 묻다] 학교 믿고 교사 열정에 힘 보태야

입력 2018-04-23 00:05:00

중학교, 고등학교 교육은 학생의 발달 단계에 따라 각각의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교육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진로와 진학 특히, 대학 진학이라는 현실에 맞닿아 있다.

대학 입학의 잣대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이 가장 중요시되었던 과거 일반 고등학교에서는 교과 내용에 대한 가르침이 교육활동의 대부분을 차지하여 학교와 교사의 역할은 매우 제한적이었다. 학생은 그저 시험 문제를 잘 풀기 위해 교과 내용을 암기하면서 열심히 공부하고 학부모도 자녀가 시험을 잘 치도록 도우면 그만이었다.

그러나 교과 이외의 다양한 활동을 요구하는 대학 입학 전형으로 바뀌면서 학교와 교사, 학생과 학부모의 역할에 커다란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학생이 대학을 잘 가려면 삼박자가 맞아떨어져야 한다는 말들을 한다.

첫째, 학교를 잘 만나야 한다. 학생 개개인의 희망과 적성을 잘 반영하여 원하는 대학에 진학할 수 있게 다양한 교육활동을 적극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학교일수록 진학 결과가 당연히 우수할 것이다. 그렇지 않은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상대적으로 손해를 볼 수도 있다.

대구는 수성구와 비수성구 지역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각 지역 간에는 경제 및 교육 환경의 차이가 존재하고, 그에 따라 학력 및 진학 결과에 상당한 격차가 있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고등학교 입학 시 학생들의 성취 정도와 대학 진학 결과의 상관관계를 꼼꼼히 살펴보면 도리어 비수성구 지역의 고등학교에서 우수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우수한 진학 성과를 보이고 있는 학교들의 공통점은 학생 개개인의 내부적, 외부적 환경 요인을 고려한 맞춤형 진학 지도를 실천하고 있다는 점이다. 선생님들은 학생들이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수업과 진로진학 지도에 열정을 쏟고, 학교는 학부모와 손을 잡고 학생에게 정성을 다하고 있다.

둘째, 부모를 잘 만나야 한다. 자녀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다양한 경험을 제공한다거나 자녀의 학습 이력을 관리해 주는 등 입시에 대한 부모의 관심과 태도 및 준비는 입시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입시 전형과 관련하여 학교생활기록부 기록을 위해 자녀의 학습이력 관리에만 올인하거나, 부정한 방법을 동원하는 등의 무리수를 두는 부모님들의 사례는 부모의 태도가 입시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부정적으로 보여주는 일례라 할 수 있다.

학부모가 자녀에게 정성을 쏟는다는 것은 자녀에 대한 배려와 미래에 대한 심사숙고를 지금보다 몇 배 더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녀의 건강한 성장과 발달을 위해 아침 식사를 정성스레 마련하고, 자녀의 노력과 고민에 공감해 주어야 하며, 밤늦게 돌아오는 자녀를 따뜻하게 맞이하고 격려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여기에 자녀가 다니는 학교를 믿고, 선생님의 열정과 수고에 힘을 더해 주어야 한다.

셋째, 교사를 잘 만나야 한다. 열정적인 교과 수업과 다양한 교육활동을 통해 누구보다 학생을 잘 알고 지원해 줄 수 있는 존재가 교사이다. 학교생활기록부 내용을 구성하고 기록하며 각종 추천서를 쓰거나 자기소개서를 검토하고 수정하는 많은 일들을 교사가 하고 있다. 교사가 학생에게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진학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학생은 자신의 미래를 위한 다양한 활동에 몰입하는 순환적 구조라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할 것이다. 역동적인 학교를 만들고 행복한 학생을 만드는 것은 교사이며, 지역적인 차이와 교육정책의 불합리성을 극복하는 해법 또한 교사에게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결국 학교, 학부모, 교사의 열정과 믿음, 정성이 학생의 바람직한 성장으로 투입되고 발전으로 확장된다. 학부모는 내 아이만을 위한 과도한 열정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불필요한 시비와 비난으로 학교를 곤란하게 만들거나 선생님의 자존감을 무너뜨리지 않기를 바란다.

학부모가 교사의 사기를 높이고, 학교 관리자는 교사의 열정에 불을 붙이며, 교사와 학교를 지원하는 교육정책이 어우러질 때 우리 아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진정 행복한 미래를 만들 힘을 기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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