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쉰 살이 다 돼서야 출생 직후 부모가 바뀌었다는 '출생의 비밀'을 알아차린 남성의 안타까운 사연이 주목을 받고 있다.
22일 도쿄신문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51년 전 도쿄 준텐도(順天堂)대학 병원에서 출생한 A씨는 최근에야 자신을 키워준 어머니가 친모가 아니라는 사실을 '친자 확인검사'를 통해 알게 됐다.
친부모와 헤어진 채 살아온 A씨의 삶은 드라마나 영화에나 나올 정도로 기구했다.
그는 어릴 적부터 부모와 닮지 않았다는 말을 주위로부터 유독 많이 들었다. 그 자신도 필사적으로 부모와 닮은 부분을 찾았지만 발견하기가 쉽지 않았다.
결정적으로 그의 혈액형만 집안에서 다른 가족들과 달랐다. 아내의 불륜을 의심한 아버지는 집을 나갔고 부모는 결국 이혼했다.
이후 어머니는 재혼했지만 계부는 가계 사정이 좋지 않다면서 그를 고등학교에 진학시키지 않았다.
무언가 잘못됐을 수 있다는 의심이 강해진 것은 쉰 살이 가까워졌을 무렵인 지난 2015년 어머니로부터 "피로 연결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지만, 내 애로 생각하고 키우기로 했었다"는 말을 듣고서부터다. 놀라기보다는 '역시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길로 병원으로 달려갔지만 문전박대를 당했고, 결국 디옥시리보핵산(DNA) 감정을 통해 그는 자신과 키워준 어머니 사이의 친자 확률이 0%라는 것을 알게 됐다.
A씨는 병원 측에 사실 관계 확인을 재차 요청했고, 병원은 '다른 아이와 바뀌었을 가능성이 극히 높다'고 인정했다.
병원 측은 출생 직후 목욕실에서 A씨와 다른 신생아가 바뀌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는 친부모와 만날 것을 희망했지만, 또 다른 문제가 발생했다.
자신과 운명이 바뀐 채 부모가 친부모가 아닌 것도 모르고 어디선가 살고 있을 다른 51세 남성에게 그 사실을 알릴지 여부가 새로운 문제가 된 것이다.
결국 병원 측은 당시 의료기록을 통해 A씨의 친부모가 누구인지 확인했다면서도 "상대방(신생아 때 A씨와 바뀐 인물) 가족의 평온한 생활을 고려했다"며 친부모에 대한 정보를 A씨에게 주지 않기로 했다.
'상대방'의 상황을 고려하면 일견 옳은 것처럼 보이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A씨에게는 또 다른 당사자의 고통이 눈에 들어왔다. 바로 친아들을 잃어버린 채 자신을 키워준 어머니다.
A씨는 교도통신 인터뷰에서 "상대 가족의 행복을 파괴하고 싶지 않다. 단지 친부모의 사진이라도 보여줬으면 좋겠다. 돌아가셨다면 성묘라도 하고 싶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이어 "친부모는 어떤 사람일까 궁금하기도 하지만, 지금 76세가 된 (키워준) 어머니에 대한 감사의 마음도 강하게 느끼고 있다"며 "어머니가 건강한 중에 친아들과 만나도록 해 효도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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