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와 함께] 타버린 양초 공장 2년째 흉물로 방치

입력 2018-04-19 00:05:04 수정 2018-05-26 18:36:12

화재 발생 후 건물 철거 안해, 농수로 곳곳 파라핀 덩어리…경산시, 책임 떠넘기기 급급

2년 전 화재로 탄 경산의 양초공장 건축물이 철거되지 않은 채 그대로 남아 있고, 인근 농수로에는 파라핀 덩어리들이 방치돼 물 흐름을 방해하는 데도 관련 부서 간에 자신들의 업무가 아니라며 미뤄 2년 이상 방치되고 있다.
2년 전 화재로 탄 경산의 양초공장 건축물이 철거되지 않은 채 그대로 남아 있고, 인근 농수로에는 파라핀 덩어리들이 방치돼 물 흐름을 방해하는 데도 관련 부서 간에 자신들의 업무가 아니라며 미뤄 2년 이상 방치되고 있다.

양초공장 화재로 탄 공장 건물이 철거되지 않고 있으며 인근 농수로에는 양초 원료인 파라핀이 2년째 방치되고 있다.

경산시 와촌면 소월리의 Y양초공장은 2016년 3월 30일 낮 12시 50분쯤 불이 나 공장 1개 동과 바로 옆 유리제조 공장 일부를 태워 1억8천만원(소방서 추산)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그러나 도로변에 있는 이 공장은 화재 발생 2년이 지나도록 내부 사정으로 인해 철거되지 않은 채 방치돼 흉물로 남아 있다. 또 이 공장 화재 당시 양초 제조 원료로 사용하던 파라핀들이 불을 끄기 위해 뿌린 물과 함께 인근 농수로를 따라 흘러내려 가면서 농수로 중간중간에 걸려 있다.

문제는 이 농수로의 물을 이용해 농사를 짓는 농민들이 화재 발생 이후 수차례 와촌면사무소와 경산시 등에 전화를 해 이 같은 사실을 신고했으나 2년이 지나도록 처리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한 농민은 "파라핀들이 농수로를 따라 떠내려와 중간중간에 걸려 있어 환경오염 우려와 함께 물 흐름을 방해해 집중호우 시 수로의 막힘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를 빨리 수거'처리해 달라고 몇 차례 와촌면사무소와 경산시에 전화를 했지만 2년이 지난 지금까지 해결이 되지 않고 있다. 특히 면사무소 직원이 현장까지 와서 확인을 하고 간 후에도 농수로의 파라핀이 방치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도 경산시 관련 부서들은 서로 업무를 미루는 '핑퐁 행정'을 벌이고 있다. 처음 신고를 받았던 와촌면사무소 부면장은 "화재로 남은 폐건축물의 철거는 건축법에 따라 경산시 건축 관련 부서 업무이다. 농수로에 남아 있는 파라핀들은 환경과에서 '환경오염과 관계없다'고 하니 수로를 담당하는 도로철도과에서 처리할 업무"라고 말했다.

반면 환경과 담당자는 "파라핀 폐기물은 일차적으로 원인자인 양초 공장주가 처리해야 하고 처리가 되지 않을 경우 지주가 해결해야 하나 몇 년 동안 처리하지 않았기 때문에 5t 미만 폐기물은 와촌면사무소나 폐기물처리 업무 부서에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건축 관련 부서에서는 "재해 등으로 멸실된 경우 건축물의 소유자나 관리자가 철거 신고를 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신고를 하지 않아 어쩔 수 없다"고 했고, 도로철도과에서는 "농수로이므로 면사무소에서 처리해야 한다"고 하는 등 경산시 부서 간 서로 업무 떠넘기기에 급급했다.

농민들은 "경산시가 화재 발생 후 이른 시일 내 공장주에게 건축물 철거와 파라핀을 처리할 것을 요구하는 행정조치를 취하든지, 아니면 시가 빨리 처리를 해야 하는데도 2년 이상 처리하지 않고 방치하는 것은 행정 불신을 자초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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