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 퓨처스] 박성현 경북대병원 신경외과 교수

입력 2018-04-18 00:05:00

"절개·출혈 없이 치료 성과 나는 게 감마나이프 장점"

♣박성현 교수 ▷1972년 대구 출생 ▷경북대 의대 졸업 ▷경북대 의대 신경외과 박사(감마나이프 전공) ▷일본도쿄여대 감마나이프 수술 연수 ▷대한신경외과학회, 미국신경외과학회(CNS), 대한감마나이프학회, 대한신경손상학회, 대한소아신경외과학회, 대한중환자의학회 정회원 ▷세계인명사전
♣박성현 교수 ▷1972년 대구 출생 ▷경북대 의대 졸업 ▷경북대 의대 신경외과 박사(감마나이프 전공) ▷일본도쿄여대 감마나이프 수술 연수 ▷대한신경외과학회, 미국신경외과학회(CNS), 대한감마나이프학회, 대한신경손상학회, 대한소아신경외과학회, 대한중환자의학회 정회원 ▷세계인명사전 '마르퀴스 후즈 후' 2009년판 등재 ▷경북대병원 신경외과 및 감마나이프센터 조교수

소확행(小確幸). 소소하지만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확실한 행복을 뜻한다. 일본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처음 쓴 말이다. 박성현(46) 경북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최첨단 뇌수술로 불리는 '감마나이프(Gamma Knife) 수술'을 담당한다. 소박함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그런 그가 현재 하는 일이 곧 소확행을 추구하는 삶이라고 스스럼없이 이야기한다.

박 교수는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게 소확행의 삶이라고 하면 고개를 갸우뚱하는 이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신경외과의로서의 삶이 내 일상이고, 그것이 나의 행복이다"며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는 감마나이프를 다룬다는 게 즐겁다. 많은 지역민이 이 장비를 활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농사가 익숙했던 소년이 손꼽히는 의사가 되다

박 교수는 대구에서 나고 자랐다. 고향인 안심. 현재도 대구 외곽인데 그가 태어날 당시엔 경북에 속했던 지역이다. 지금이야 첨단의료복합단지 이야기가 나오지만 박 교수의 어린 시절엔 전형적인 농촌 마을이었다. 농번기가 되면 수업 대신 모내기나 벼베기에 학생들이 동원되곤 했단다.

그는 "고3 때 담임 선생님이 의사는 한물갔다면서 서울에 있는 공대로 진학하길 권하셨다. 사람을 살릴 수 있는, 고귀한 직업이 한물갔다고 하니 더 오기가 생겨 의대로 진로를 정했다"며 "주변에선 의대는 고사하고 4년제 대학에 가는 경우도 거의 없었다. 의대 합격 후 내가 부모님을 적극적으로 말리지 않았다면 동네잔치를 할 뻔했다"고 웃음을 지었다.

의대에 진학, 한센병 환자들이 머물던 소록도 등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아픈 이들에게 도움을 줘야겠다는 생각이 굳어졌다. 가진 게 많아야 내줄 수 있는 게 아닐 수도 있다는 마음도 들었다. 그러고 나서 그는 귀한 생명을 지키는 신경외과 전문의가 됐다. 박 교수는 환자들에게 설명을 잘 해주는 의사다. 자신이 아쉬웠던 경험이 있는 만큼 환자들에게 하나라도 더 알려주려고 노력한다.

그가 꾸는 꿈은 조금 독특하다. 큰 식물원을 갖고 싶어 한다. 친환경적인 유치원이나 요양시설도 생각 중이다. 어린 시절 자연을 벗 삼아 자란 덕분에 그런 희망을 품은 게 아닌가 싶다. 박 교수는 "이왕이면 병원 안에 식물원이 있다면 더 좋겠다. 환자와 가족이 모두 자연을 조금이라도 즐길 수 있을 것"이라며 "도시에 갇혀 있는 사회적 약자들에게 따뜻한 햇빛을 선사해주고 싶다"고 했다.

◆첨단 장비를 활용해 새로운 길을 제시하다

박 교수는 최신 수술 기법인 '감마나이프 수술'을 잘하는 의사로 손꼽힌다. 감마나이프는 두피나 두개골을 절개하지 않고 출혈 없이 감마선으로 머릿속 종양이나 혈관기형 등을 제거하는 수술법이다. 정상 뇌조직에 어느 정도 손상이 불가피한 일반 방사선 치료와도 다르다. 병소에만 정교하게 감마선을 활용, 뇌조직 손상을 최소화한다.

박 교수도 졸업 후 감마나이프 장비를 만지기 시작했다. 그는 "감마나이프는 40억~50억원이나 하는 장비다. 고가의 장비가 들어왔는데 다룰 사람이 마땅치 않았다"며 "기존 선배들 중엔 전통적 수술에 익숙한 분들이 많아 교수를 준비하는 이들 중 막내뻘인 내게 장비를 사용할 기회가 왔다. 운이 좋았던 셈"이라고 했다.

박 교수는 새 기법을 배우는 데도 적극적이었다. 2006년과 2007년 일본도쿄여대를 한 달씩 찾아 현장을 경험하고, 2012년엔 세계에서 이 수술을 가장 많이 한다는 미국 피츠버그로 1년간 연수를 다녀왔다. 그는 "미국에서 임상 경험을 많이 한 덕분에 자신감도 커졌다. 전신마취나 뇌수술을 하지 않고 이런 수술만큼의 치료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게 감마나이프 수술의 장점"이라고 했다.

현재 대구경북에서 감마나이프 장비가 설치된 곳은 경북대병원이 유일하다. 박 교수는 "감마나이프센터의 팀원들이 밤낮으로 같이 고생한 덕분에 전 세계 어느 대형병원 못지않은 수준이 됐다"며 "이 장비는 지역민을 위한 것이고 이걸 최대한 이용해 한 명의 환자라도 더 살리는 게 내 일이다. 지역 병원들이 충분히 활용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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