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SK머티리얼즈 가스 누출 사고, 폐업할 각오로 대책 세워라

입력 2018-04-16 00:05:00

영주 시민들은 SK머티리얼즈 공장 때문에 불안해 못 살 지경이다. 이달 13일에도 이 공장에서 유독 가스 누출 사고가 났다. 자기 지역에 있는 한 업체에서 가스 누출'폭발'화재 사고가 잇따르는데 주민들이 발 뻗고 자는 것이 오히려 더 이상하다. 사고 때마다 재발 방지에 만전을 기하겠다던 업체의 약속이 매번 허튼소리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13일 오전 SK머티리얼즈 공장에서 육불화텅스텐(WF6) 40㎏이 누출됐는데도 인명 피해가 없었던 것은 천우신조였다. WF6는 자체로도 유해하지만 물과 만나면 불산(NF)으로 변해 공기로 급속히 번지는 성질을 지닌다. 2012년 구미의 한 업체에서 누출돼 5명의 목숨을 앗아간 독성 물질이 바로 불산이다.

유독가스 누출 사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속한 주민 대피인데 이번 사고에서 드러난 당국의 대응을 보면 한심하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업체는 가스 누출 이후 18분이 지나서야 소방서에 늑장 신고를 했다. 영주시도 인근 주민에게는 한 시간 늦게, 일반 시민에게는 5시간 늦게 문자를 발송했다. 자기 지역에서 위험천만한 사고가 발생한 사실을 뉴스를 통해 알 수밖에 없었던 영주 시민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사고 시각 장욱현 시장은 선진지 견학을 떠나는 통장들과 여성소방대원을 격려하고 있었다고 한다. 시장이 사고 발생 후 한 시간이 지나서야 직원을 통해 소식을 전해들었다는 사실도 믿기지 않을 정도인데, 영주시는 "시장이 사고 발생 후 20여 분 만에 보고를 받고 즉시 현장으로 달려갔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고 하니 듣는 이의 낯마저 뜨거워질 지경이다.

SK머티리얼즈는 안전사고로 악명 높다. 유독가스 누출 및 화재'폭발 사고가 2010년 이후 5차례나 발생했고, 2012년 4월에는 폭발사고로 1명이 숨지고 4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사고 때마다 SK머티리얼즈와 영주시는 긴급대책회의를 열었지만 신뢰가 안 간다. 지금 영주에서는 SK머티리얼즈를 쫓아내야 한다는 여론이 일 정도로 분위기가 험악하다. SK머티리얼즈와 영주시는 다시 사고가 발생하면 공장 문을 닫는다는 각오로 대책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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