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기사 대란' 대구는 없다…기사채용 인원 100명 미만

입력 2018-04-14 00:05:04

준공영제 실시 시간 길지 않아…경북 1,520명 증원 650억 부담

버스 운전기사 채용 대란 우려가 제기된 경북(본지 9일 자 1면 보도)과 달리 대구 시내버스는 혼란을 피할 수 있을 전망이다. 노선버스 운전기사의 근로시간이 주 52시간으로 제한됐지만, 대구는 시내버스 준공영제로 버스기사의 근로시간이 길지 않고, 경북 지역보다 노선 거리가 전반적으로 짧기 때문이다.

13일 대구시에 따르면 노선버스 기사가 주당 52시간 이상 근무하는 '근로시간 특례업종'에서 제외됐지만 대구 시내버스 업체들이 추가 채용해야 할 운전기사 규모는 100명 미만일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경북도는 이번 특례업종 제외로 도내 버스 업체들은 버스기사 1천520명을 추가 채용해야 하고, 연간 인건비 부담이 650억원 늘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대구와 경북의 차이가 큰 이유는 시내버스 준공영제에 따른 버스 운전기사들의 노동 여건 개선이 꼽힌다. 준공영제 도입 이후 임금 및 단체협약이 개선되면서 근로시간이 이미 단축됐다는 것이다. 현재 대구 시내버스는 3천700여 명의 운전기사들이 1일 2교대 방식으로 매달 24일 근무하고 있다. 하루 8시간 안팎을 근무하기 때문에 주당 근로시간은 평균 40~50시간으로 주당 52시간을 넘지 않는다. 이는 격일제 또는 복격일제 근무로 온종일 근무하는 날이 많은 경북 지역 버스 운전기사들과 차이가 난다. 대구 시내버스 업계 한 관계자는 "업체 사정에 따라 연차휴가 등을 보장하고자 예비 인력이 더 필요할 순 있지만, 소규모의 추가 채용으로도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거리 노선이 많은 경북과 달리 대구는 시내를 오가는 단거리 노선이 많다는 점도 또 다른 이유다. 경북에는 편도로만 운행 시간이 4~5시간이 넘는 경우가 많지만 대구는 아무리 길어도 편도 2시간을 넘지 않는다는 것. 시내버스 업계 한 관계자는 "대구는 시내버스 업체 대다수의 종업원 수가 300명 미만이어서 오는 2020년부터 근로시간을 단축하면 되는 점도 호재"라고 설명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노선버스 사고가 잇따르자 연장근로를 줄이도록 노선버스 운송업을 근로시간 특례업종에서 제외했다. 또 국회는 지난 2월 근로기준법을 개정해 주당 근로시간을 최장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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