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종착역이라더니… 홍준표, 대구 떠난다

입력 2018-04-13 00:05:41

"선거 후 북을 당협위원장 사퇴"

매일신문이 12일 자 4면에 단독 보도한 '홍준표 대표 탈(脫)대구설' 기사와 관련,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기자들과의 만남을 자청해 "지방선거가 끝나면 대구를 떠난다"고 확인했다. '대구가 정치인생의 종착역이 되었으면 한다'던 자신의 발언을 뒤집고 지방선거를 마친 뒤 대구 북을 당원협의회 위원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것이다. 제1야당 대표로서 추락일로를 걷는 대구발전에 디딤돌'기폭제 역할을 기대했던 지역민들의 기대를 외면한 결정이라 오직 '지방선거용' 셀프 당협위원장 임명이라는 비판이 일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는 12일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지방선거를 위해서, 대구경북(TK)을 안정시키기 위해서 내려왔다고 분명히 말했다"며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대구시장에 출마하지 않았으니 선거전략으로 나쁘지 않았다"고 했다. 또 "야당 지도자가 대구 출신이다. 그것만 각인시켜주면 나는 됐다고 본다. 그래서 지방선거 끝나고 떠난다고 얘기했다"며 "대구로 올 때 총선 출마 안 한다고도 분명히 밝혔고, (북을 당협위원장 후임에)북을 출신 중에 영입하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고 했다.

홍 대표는 그가 북을 국회의원인 더불어민주당 홍의락 의원을 제압할 인사라고 평가하면서 "모시고 와서 대구를 지켜달라고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홍 대표는 특히 "나는 대한민국 맹주를 꿈꾸는 사람이다. TK 맹주를 꿈꾸는 사람이 아니다. TK를 기반으로 해서 대한민국 맹주를 꿈꾸는 사람"이라며 탈대구 이유를 설명했다.

아울러 대구 수성갑 당협위원장을 맡았던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가 대구를 떠난 데 대한 비판 여론(본지 11일 자 4면 보도)과 관련해선 "부득이한 차출"이라며 이해를 구했다. 홍 대표는 "김 후보가 보수우파를 결집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영남'충청 보수는 물론 수도권 보수까지 다 결집시키는 카드"라면서 "김 후보에게 출마를 요청했고, 김 후보가 이를 수용했다"고 말했다. 당이 요청한 것을 김 후보가 받아들인 것인 만큼 "대구에서 나쁜 감정을 가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김 후보는 최악의 조건이던 부천에서 국회의원 3선을 했고 경기도지사도 재선을 했다. 대구에서 한 번 실패했다고 정치생명이 끝났다고 이야기하면 안 된다"며 서울시장 후보로서의 경쟁력도 치켜세웠다.

김 전 지사가 서울시장 출마로, 홍 대표가 지방선거 소임 완수를 이유로 대구를 떠나는 데 대해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대구가 받는 것도 없이 한국당에 무한한 애정을 보내다 보니, 보수 인사라는 분들이 대구를 우습게 알고, 아무런 거리낌 없이 정치적 도구쯤으로 여기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며 "이는 대구의 정치적 지위와 역량을 퇴보시키는 결정적인 단초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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