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광가속기 활용 바이오 신약 센터 집중
냉동실 물병은 왜 터질까? 물은 다른 액체와 달리 고체(얼음)가 되면 부피가 커지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이런 현상이 물 분자 변화 탓이라는 이론은 있었지만 실험으로 입증하지 못했다. 그러나 포항에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4세대 방사광가속기가 1세기 넘게 베일에 가려졌던 '물의 비밀'을 처음으로 풀었다. 이 기기는 전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해 햇빛의 100경 배로 강렬한 엑스레이 레이저 섬광을 낼 수 있어서다.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한 신약 개발 프로젝트 가속화
국내 기술로 개발한 세계 세 번째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이전에도 간질 유발 체제와 패혈증 유발 단백질 구조 규명 등 신약 개발에 필요한 원천기술을 밝혀낸 바 있는 신약 개발 핵심 장비다. 포항시는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적극 활용해 신약 개발을 위한 세계 최첨단 기반시설을 조성하는 'NBA'(Next Bio/Accelerator)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있다.
시는 경북도와 함께 총사업비 202억원을 투입해 상반기 중 포스텍 생명공학연구센터 옆에 신약 개발 전용 연구센터인 '바이오 오픈-이노베이션 센터' 착공을 준비하고 있다.
이 센터가 문을 열면 시가 총액 2조원 규모의 제넥신과 국내 굴지의 제약회사 연구소, 다수의 바이오기업이 입주할 예정이다. 포스텍은 앞서 지난해 5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신약 개발과 원천기술 개발 사업에 선정돼 국비 100억원을 확보하는 등 사업 추진에 힘을 쏟고 있다.
◆단백질 구조 분석을 통해 신약 개발 주도
최근 선진국과 다국적 제약 회사들은 신약 개발 연구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초보 단계에 그치고 있지만, 많은 연구자가 포항가속기연구소를 찾아 연구하고 있다.
이미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한 연구 논문 500여 개가 SCI(과학기술논문 색인지수)에 등록돼 있으며 산업체 과제 100개를 포함해 1천200여 개 연구과제가 활발하게 추진 중이다.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세포 속에서 작동하는 구조 물체의 3차원 실시간 영상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활용하면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어 각국은 앞다투어 건립에 나서고 있다.
특히 많은 질병의 원인이 단백질의 작동 원리와 관련 있는 만큼, 단백질 구조의 정확한 정보가 신약 개발의 열쇠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알려진 단백질의 5% 정도만이 정확한 구조가 알려졌을 뿐이다. 4세대 방사광가속기가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 줄 요소로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포항경제자유구역에 신약 개발 클러스터 조성
포항시는 지난해 12월 말 경북도와 함께 '가속기기반 신약 개발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에 대한 최종보고회를 하고 포항경제자유구역 안에 2천900억원을 투입, 신약 개발 클러스터를 구축하기로 했다.
신약 개발의 핵심 영역으로 불리는 세포막단백질을 집중 연구하는 국립세포막단백질연구소와 AI 빅데이터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하게 될 가속기신약연구소, 연구 결과를 산업으로 이어주는 역할을 할 비즈니스 융'복합센터 등 3대 연구거점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세계 신약시장 규모는 1조달러에 이른다. 2024년이 되면 의료기기를 포함한 바이오시장 규모는 2조6천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신약 개발 클러스터를 통해 지역경제는 물론 우리나라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는 데 기여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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