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되기 어려워진다…인·적성 검사 대폭 강화

입력 2018-04-10 19:03:43

올해부터 소방관 채용시험에서 '인'적성 검사'가 대폭 강화된다.

내년부터 국가직 전환과 함께 소방관 인력 보강이 대규모로 이뤄지면서 소방관 업무수행에 지장이 될 만한 지원자는 적극적으로 가려내겠다는 취지다.

소방청은 올해 실시하는 소방공무원 신규채용 절차에서부터 인'적성 검사 범위를 기존 2개에서 4개 분야로 확대한다고 10일 밝혔다.

지난해까지 인'적성 검사는 '인성'과 '잠재능력' 분야를 대상으로 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검사 분야에 '임상적 성격'과 '조직 부적응성' 등 2개 분야가 추가됐다. 이에 따라 검사 문항도 서울시 소방공무원 시험 기준으로 300개에서 433개로 대폭 늘어나게 됐다.

임상적 성격검사는 지원자의 '외상후 스트레스'(PTSD) 정도, 우울 불안 등 심신장애 여부 등을 살펴보는 것이다. 조직 부적응성 검사는 지원자의 반사회성, 비사교성, 공격성 정도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 파악해보는 것이다.

인'적성 검사가 대폭 강화된 배경에는 시험 합격 뒤 현장에 투입된 소방공무원 사이에서 일부 적응 문제가 있었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특히 한 해 평균 15명에 달하는 소방관 자살문제도 영향을 미쳤다.

2008∼2017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소방관 수는 78명으로, 같은 기간 현장에서 순직한 51명보다 많았다. 작년 한 해 자살한 소방관은 15명이었다. 이를 인구 10만 명당으로 환산하면 31.2명으로, 경찰의 20.0명보다 많다.

소방청 관계자는 "심리가 불안한 사람이 소방조직에 들어오게 되면 현장에서 참혹한 광경을 접했을 경우 충격이 크다"면서 "시'도 소방본부에서 인'적성 검사를 강화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다"고 말했다.

인'적성 검사결과는 최종 합격 여부를 가르는 면접시험 자료로 반영된다.

소방청은 인'적성 검사결과가 면접시험 자료로 제대로 활용될 수 있도록 외부 면접관에 정신분석이나 심리학 관련 교수들을 참여시키도록 하는 내용의 지침을 전국 시'도 소방본부에 하달했다.

지난 7일 치러진 올해 소방공무원 채용에는 5천322명 모집에 3만8천여 명이 몰려 7.2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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